향년 94세를 일기로 별세1993~1996년 회장직 수행 … 창업주 고 유일한 박사와 '유이한' 회장회장 3연임 제안 고사
  • ▲ 연만희 전 유한양행 회장.ⓒ유한양행
    ▲ 연만희 전 유한양행 회장.ⓒ유한양행
    유한양행에서 창업주 고 유일한 박사와 함께 '유이하게' 회장을 지냈던 연만희 전 유한양행 회장 겸 유한재단 이사장이 지난 16일 향년 94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연 전 회장은 1930년 황해도 연백에서 태어났으며 고려대 경제학과를 다니다 한국전쟁에 참전했다. 대구 방위사관학교에서 예비군 소위로 임관했는데 군 복무 공로를 인정받아 1953년 6월 화랑무공훈장을 받고 전역했으며 한국전쟁 참전 국가유공자가 됐다.

    이후 대학을 졸업한 뒤 1961년 유한양행 경리과 직원으로 입사했으며 2021년 퇴임할 때까지 유한양행에서만 60년을 일했다.

    연 전 회장이 입사한 당시 유한양행은 제약사 최초로 기업공개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연 전 회장은 총무과장으로 발탁돼 1962년 유한양행이 증권시장에 상장하는 데 기여했다.
     
    이후 1969년 상무, 1976년 전무를 거쳐 1982년 미국 제약사와 합작 설립한 유한스미스크라인 대표이사로 일했다.

    1987년 유한양행 부사장으로 복귀했으며 1988년 유한양행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1993~1996년 유일한 박사에 이어 두 번째로 유한양행 회장을 지냈으며 회장직에서 물러난 뒤에는 2021년까지 고문으로 지냈다.

    연 전 회장은 회장직을 맡는 동안 사장 임기를 한 번의 연임을 포함해 최대 6년으로 제한하는 등 오너일가가 경영권을 세습하는 대부분의 제약사와 달리 유한양행의 전문경영인 시스템을 구축했다.

    유한재단에서 연 전 회장에게 3연임을 제안했지만 잡음이 생길 수 있다는 이유로 거절하기도 했다. '기업의 주인은 사회'라고 강조한 유일한 박사의 정신을 몸소 지킨 셈이다.

    이밖에 고위직 임원이 6년 연임한 후 승진하지 못하면 1급 사원으로 직위를 낮추는 '직급정년제' 실시도 연 전 회장의 작품으로 꼽힌다.

    연 전 회장은 1990년 국가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동탑산업훈장을, 2012년 한국경영인협회로부터 '가장 존경받는 기업인상'을 받았다. 2018년에는 한국경영인협회가 제정한 '대한민국 기업보국대장'에서 첫 번째 헌정 기업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