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메리츠' 지주보증 채권발행·모회사 메리츠證 유증에도 부동산 PF 골머리메리츠증권, 당국 PF 현장점검 첫 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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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ICE신용평가
    메리츠캐피탈이 숨 돌릴 틈도 없이 잇달아 자금조달에 나서고 있다.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리스크에 대한 선제적 관리용이다. 메리츠금융지주 보증채권 발행, 모회사 메리츠증권에 일부 PF 자산 이전 등 '원 메리츠' 체제의 효과도 톡톡히 누리는 중이다. 금융당국이 메리츠증권을 PF 사업장 현장 검사 첫 대상으로 선정하면서 그룹 전반으로 리스크가 확대될 거란 우려가 나온다. 

    7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메리츠캐피탈은 올해 벌써 2조원 이상의 채권 발행으로 자본을 확충했다. 올해 1월 9일부터 이달 15일까지 발행 물량은 2조2050억원이다. 

    2300억원은 메리츠금융지주의 신용보강 효과로 'AA'급 평정을 받았다. 메리츠캐피탈 단독 등급(A+) 대비 두 단계 높은 신용도로 발행해 조달 비용 절감 효과를 누렸다. 나머지 1조9750억원은 메리츠캐피탈의 자체 신용도로 발행했다.

    이 밖에도 지난달 메리츠증권에서 2000억원 유상증자도 받아 자기자본 규모가 1조6500억원에 달한다.

    대규모 자본확충의 이면에는 부동산 PF 리스크가 있다는 분석이다.

    2022년 하반기 이후 부동산 경기 하락으로 메리츠캐피탈의 자산 건전성은 지속적으로 나빠지고 있다. 

    올해 3월말 연결기준 고정이하여신비율은 3.0%다. 2022년 1.2%, 2023년 1.9%에서 훌쩍 올랐다. 자기자본 대비 순요주의이하여신비율도 10.4%도 2022년 6.5%, 2023년 9.0%에서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연체율 역시 올 3월말 9.7%로 지난 연말(6.1%) 대비 3.6%p 올랐다.

    NICE(나이스)신용평가는 "부동산금융 위주의 사업구조상 경기민감도가 높고 건당 여신규모가 커서 일부 여신의 부실이 발생해도 건전성 저하 폭이 커질 것"이라면서 "메리츠증권의 재무적 지원을 바탕으로 양호한 자본적정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모회사로부터의 지원은 든든한 뒷배로 작용하지만 동반 리스크의 확대 가능성도 상존한다.

    나신평은 "부동산경기가 저하된 가운데 그룹 계열사 전체적으로 부동산 익스포저가 크다"며 "특히 일부 부동산 금융 거액여신의 경우 동일차주에 대한 메리츠캐피탈, 메리츠증권, 메리츠화재의 공동 익스포저가 있어 동반 부실 위험이 존재한다"고 판단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전날 오전 메리츠증권 본사 현장 검사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검사는 증권사들이 강화된 부동산 PF 사업장 평가 기준을 지키고 있는지 점검하기 위한 것이다. PF 사업을 하고 있는 증권사 중 메리츠증권이 첫 검사 대상으로 정해져 회사의 PF 관련 대출 리스크가 주목받고 있다.

    앞서 지난달 메리츠캐피탈은 3278억원의 PF대출 자산을 메리츠증권에 이전했다. 메리츠캐피탈의 재무구조 개선, 그룹 차원의 부실 PF 정리 효율화를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전한 18개 사업장에 대한 PF 대출채권 중 87%가 요주의이하여신(2852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