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R1000, APR1400에서 설비용량만 1000㎿로 낮춰체코 현지 전력상 1400㎿급 원자로보다 1000㎿이 적합
  • ▲ 지난 2011년 9월27일 체코 두코바니에 있는 두코바니 원자력발전소의 냉각탑 4개의 모습. ⓒ뉴시스
    ▲ 지난 2011년 9월27일 체코 두코바니에 있는 두코바니 원자력발전소의 냉각탑 4개의 모습. ⓒ뉴시스
    17일 한국이 체코 신규 원전 건설 프로젝트의 우선협상대상자로 낙점되면서 현지 공급될 원전의 핵심 설비인 원자로에 관심이 쏠린다.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에 따르면 한전이 주축인 '팀코리아'가 체코 두코바니·테믈린 부지에 짓는 신규 원전에 공급하는 한국형 원자로의 노형은 'APR1000'이다.

    APR1000에서 APR은 'Advanced Power Reactor'의 약자다. 숫자 1000은 설비용량이 1000㎿(메가와트)급이라는 뜻이다. 

    당초 1400㎿급의 APR1400을 제시했지만, 내륙 국가인 체코의 지리적 조건과 전력 인프라 등을 고려해 현지 환경에 최적화된 APR1000으로 공급 노형을 변경했다.

    APR1000은 APR1400을 기반으로 한 변형 모델로 용량만 줄였다고 보면 된다. APR1400은 우리나라가 개발한 차세대 원전이다. 이전에 개발한 OPR1000을 개량해 안전성과 경제성을 높였다. 

    APR1000의 기반인 APR1400은 강한 지진에 견디도록 설계됐고 비정상 상황 또는 사고 발생시 대응할 수 있는 다중의 안전 설비도 갖춰져 있다.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로부터 '설계인증'을 취득하기도 했다. 

    국내에서 건설되는 원전과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건설 당시 공급된 노형이 APR1400이다. APR1000은 용량만 줄였을 뿐 설계수명(60년), 가동률(90%), 노심손상빈도(10만분의 1) 등에서 같은 특성을 보유하고 있다. 

    한수원 관계자는 "핵연료를 이용해 열을 생산할 때 원자로 안에 들어가는 핵연료의 숫자를 줄이고, 원자로에서 생산된 열을 스팀으로 만들어주는 데 들어가는 튜브 수를 줄이는 방식 등으로 설비 용량을 축소했다"고 설명했다.

    APR1000의 설비용량은 한국보다 전력 사용량이 적은 체코 측의 요구에 따라 맞춤형으로 개발됐다. APR1000 1기는 체코의 수도인 프라하의 연간(2022년 기준) 소비전력량(5.8TWh)의 약 1.2배 생산력(이용률 80% 기준)을 갖고 있다. 

    한수원은 2016년부터 유럽 요건을 적용하는 '중형급 원전 시장'에 진입하는 것을 목표로 APR1000 설계 개발을 추진해왔다. 2023년 3월에는 유럽사업자요건을 취득해 기술력과 안전성을 입증받았다.

    한편, 체코 정부는 17일(현지시간) 두코바니와 테믈린 지역에 최대 4기의 원전을 건설하는 대형 프로젝트 우선협상대상자로 한수원을 선정한다고 발표했다. 체코 역사상 최대규모 투자 프로젝트로 원전 2기를 짓는데 24조원이 투입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