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5일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 제안한달 가량 지났지만 양측 대화 없어효성 "진정성 있는 자세 선행돼야"
  • ▲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이 이달 5일 기자간담회 장소에 입장하는 모습. ⓒ뉴데일리DB
    ▲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이 이달 5일 기자간담회 장소에 입장하는 모습. ⓒ뉴데일리DB
    조현문 前 효성 부사장이 효성家에 화해의 손길을 보낸지 한 달 가량 지났지만 양측 간 의미있는 소통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조현준 효성 회장 측은 조 전 부사장의 진정성 있는 행동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가운데 양측이 원만한 해결을 이뤄낼지 이목이 집중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조 전 부사장이 지난 5일 기자간담회를 한 이후 현재까지 조 회장, 조현상 HS효성 부회장과의 소통이 전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조 전 부사장은 기자간담회에서 “공익재단을 설립하고 상속재산 전액을 출연하겠다”면서 “이같은 뜻을 법무법인을 통해 조 회장, 조 부회장에게 전달했고 형제들도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고(故)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이 지난 3월 29일 별세하면서 6개월 후인 오는 9월 30일까지 상속세 신고가 이뤄져야 한다. 조 회장, 조 부회장 등 공동상속인이 공익재단 설립에 동의해야 조 전 부사장은 상속세를 감면받을 수 있다. 

    조 전 부사장 측은 조 회장이 이달까지 자신의 제안에 응답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상속세 신고 기한이 약 두 달 남았는데, 제반 작업 등에 걸리는 시간을 감안하면 지금부터 형제들 간 소통이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조 전 부사장 측은 “이달 말까지를 데드라인으로 보고 조 회장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면서 “시간이 별로 없는 상황이며, 여러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효성 측에서는 지난 5일 조 전 부사장의 기자간담회 직후 발표한 입장문 외에 추가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조 전 부사장의 의도에 의구심을 갖고 있는 분위기다. 
  • ▲ 조현문 전 부사장의 제안에 효성은 아직까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뉴데일리DB
    ▲ 조현문 전 부사장의 제안에 효성은 아직까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뉴데일리DB
    조 전 부사장이 어머니와의 만남에도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으며, 기자간담회를 통해 본인의 의사를 일방적으로 전달했다고 보고 있어서다. 

    아울러 가족 간에 직접적인 소통 없이 법무법인 바른(조현문)과 법무법인 화우(효성)를 통해 협의를 진행하는 것에 불만을 나타냈다. 

    재계 관계자는 “서로 간에 갈등과 앙금이 남아있는 만큼, 조 회장도 충분하게 생각할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조 전 부사장이 먼저 진정성을 보여야 형제 갈등 해소의 물꼬가 트일 수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양측이 전향적인 자세로 화해에 나설 가능성도 점쳐진다. 효성 입장에서 형제 갈등이 더 이상 지속되는게 득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조 전 부사장이 공익재단 설립과 사회환원이라는 화두를 던지면서 프레임을 선점한 만큼, 이를 거부할 경우 자칫 역풍이 불 가능성도 있다. 

    게다가 효성그룹은 이달 1일, ㈜효성과 HS효성이라는 두 개의 지주회사 체제를 출범시키면서 조현준-조현상 형제 경영 체제를 본격화했다. 두 형제 사이에도 지분정리가 필요한 상황에 조 전 부사장에게 출구를 마련해주는 것도 효성 입장에서 나쁘지 않다는 것이다. 

    조 전 부사장도 기자간담회 당시 “경영권에는 관심없으며, 평화롭게 각자 갈 길을 갔으면 간다”면서 “저의 가장 큰 희망은 효성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워지는 것이며, 형제들과 효성이 협조해주기를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