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국-송영숙-임주현 등 대주주 3인, 한미사이언스에 임시주총 소집 청구정관 변경해 이사회 다수 차지 추진특별결의사항 … 소액주주 지지 여하에 판가름날 가능성
  • ▲ 한미타워 내부.ⓒ최영찬 기자
    ▲ 한미타워 내부.ⓒ최영찬 기자
    한미약품그룹 경영권을 놓고 송영숙·임주현 모녀와 임종윤·종훈 형제 간 경쟁이 다시 불붙었다.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형제를 지지했던 3월 정기 주주총회와 달리 이번에는 모녀와 손을 잡고 있어 모녀가 경영권을 되찾을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소액주주가 다시 '캐스팅보터'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두달여 후 열릴 임시 주주총회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

    30일 서울 송파구 한미타워에서 2분기 실적보고와 관련한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 이사회가 열린다.

    분기마다 열리는 이사회여서 평소라면 주목도가 높은 이사회 회의는 아니지만 전날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임주현 한미약품그룹 부회장' 등 대주주 3인이 한미사이언스에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청구해 관심도가 높아졌다.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 측 관계자는 "신동국 회장에게서 (임종윤 이사와) 갈라져서 경영하겠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다"고 말했지만 신 회장은 지난 3일  송영숙·임주현 모녀로부터 한미사이언스 지분 6.5%(444만4187주)를 매수하는 계약을 체결하는 동시에 모녀와 '의결권 공동행사약정'을 체결하며 연대에 나선 모습이다.

    대주주 3인은 약 두달여 후 열릴 임시주총에 현재 '이사는 3명 이상 10명 이내로 한다'는 규정을 바꿔 9명인 이사 수를 12명으로 늘린 후 사내이사 2명 및 기타비상무이사 1명을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할 계획이다.

    현재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임종윤·종훈 형제 측 인사 5명(임종윤 사내이사, 임종훈 대표이사, 권규찬 기타비상무이사, 배보경 기타비상무이사, 사봉관 사외이사)과 송영숙·임주현 모녀 측 인사 4명(송영숙 사내이사, 신유철 사외이사, 김용덕 사외이사, 곽태선 사외이사) 등 9명으로 구성돼 있다.

    대주주 3인이 추가 선임하는 이사가 선임되면 모녀 측 인사가 7명으로 이사회에서 다수를 차지하게 돼 지난 3월 임종윤·종훈 형제로 넘어갔던 경영권이 송영숙·임주현 모녀에게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

    신규 이사 선임 안건은 보통결의사항이어서 주주의 다수표를 얻으면 되지만 정관을 변경하려면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의 주주가 출석하고 출석한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즉, 반대하는 측보다 2배 이상 많은 지분이 모여야 정관을 변경할 수 있다는 의미다.

    지난 18일 기준 신동국 회장(12.43%)과 송영숙 회장(11.93%), 임주현 부회장(10.43%) 등 대주주 3인의 지분 합산율은 34.79%다. 특수관계인까지 더하면 48.02%가 대주주 3인의 우호 지분이다.

    여기에 지난 26일 임주현 부회장과 면담을 마친 뒤 임 부회장 지지 의사를 내비친 소액주주연대(2.21%)와 지난 정기주주총회부터 줄곧 송영숙·임주현 모녀를 지지한 국민연금공단(6.04%)까지 더하면 대주주 3인은 과반을 넘는 56.27%의 지분을 확보했다.

    반면 현재 한미사이언스의 경영권을 차지하고 있는 임종윤·종훈 형제를 포함한 특수관계인 지분은 지난달 말 기준 29.07%다.

    현 지분구도로는 대주주 3인의 지분율이 형제 측의 2배를 넘기지 못해 정관변경 추진은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투자 커뮤니티 등을 살펴보면 한미사이언스 주주들 사이에서는 어느 쪽을 지지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엇갈리고 있어 향배를 예상하기는 어렵지만 정기주총에 비해 주주의 참여도가 낮은 임시주총 특성상 소액주주가 얼마나 적극적인 의사표시를 하느냐가 임시주총 결과를 판가름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3월 정기주총에서는 주주의 87.99%가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는 이날 오전 7시30분경 한미타워에 출근했지만 대주주 3인의 임시주총 소집 청구와 관련한 질문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임종훈 대표 측 관계자는 "가족 간 분쟁을 화합하기 위해 노력을 많이 하고 있지만 상황이 길어지는 데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