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재료 확보전에 가격 치솟아니켈 코발트 리튬 추출… 신규 채굴 보다 유리공장 가동률이 성패 좌우… 포스코 92%까지 올라
  • ▲ 폐배터리를 분쇄한 검은 가루 '블랙매스'ⓒ포스코HY클린메탈
    ▲ 폐배터리를 분쇄한 검은 가루 '블랙매스'ⓒ포스코HY클린메탈
    전기차 캐즘과 반대로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은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폐배터리를 두고 치열한 확보전이 펼쳐지면서 가격이 치솟고 영세업체들은 문을 닫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31일 원자재 정보업체 패스트마켓츠(Fastmarkets)에 따르면 국내 폐배터리 재활용 업체들은 공장 가동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폐배터리를 분쇄한 검은 가루인 '블랙매스(Black mass)'를 대거 사들이고 있다. 

    포스코가 대표적이다. 포스코HY클린메탈의 광양 폐배터리 재활용 공장은 지난해 5월 초도 생산을 시작했는데 올해부터 가동률을 대폭 끌어올리고 있다. 

    해당 공장의 가동률은 올해 1월 43% 수준으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으나 지난 6월 92%까지 급격하게 증가했다. 

    포스코HY클린메탈은 폴란드에서 수입한 블랙매스를 재활용해 연간 황산니켈 1만2000톤, 황산코발트 4000톤, 탄산리튬 2500 등 배터리 필수 소재를 생산한다. 

    여기서 생산된 재활용 광물은 지난 5월부터 포스코퓨처엠의 인증을 받고 있으며, 국내 양극재 업체 한 곳으로부터도 인증을 받고 있다. 

    최근 리튬 등 광물 가격이 하락했음에도 포스코HY클린메탈이 공장을 100%에 가깝게 가동하는 이유는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고 재활용 공급망을 선점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블랙매스 수요가 증가하고 가격이 급등하면서 일부 배터리 재활용 업체는 백기를 들고 있다. 

    한때 코스닥 유망기업으로 평가받던 중견기업 새빗켐은 경영권 매각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코스닥 시장 입성 2년 만에 매물로 나온 셈이다. 

    패스트마켓은 블랙매스 가격이 급등해 배터리 재활용 업체들의 수익성이 나지 않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고 패스트마켓은 분석했다. 

    게다가 중국 정부가 최근 블랙매스 수입 규제 완화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블랙매스 가격이 추가로 상승해 배터리 재활용 업체들의 수익성은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배터리 재활용 업계 관계자는 "블랙매스를 이 가격에 사면 마진이 안 남는다"며 "시장이 과열됐는데 가동률을 올리려면 구매를 안 할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