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주요 인사 트럼프 정부 접촉 사활한국배터리산업협회 등 뚜렷한 행보 없어수백조 투자하고도 미운털… '전전긍긍'
  • ▲ LG에너지솔루션ⓒ김병욱 기자
    ▲ LG에너지솔루션ⓒ김병욱 기자
    트럼프 대통령 2기가 막을 올렸다.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전세계 기업들이 트럼프 정권에 적극적인 로비를 펼치며 정책 불확실성에 대비하고 있다. 

    바이든 정권에 수백조를 투자해 트럼프 대통령에 미운털이 박힌 K-배터리는 정작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어 우려가 나온다. 

    21일 한국배터리산업협회(KBIA)에 따르면 협회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에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KBIA 홈페이지에는 환영문 등이 일체 없다.

    KBIA의 회장을 맡고 있는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대표도 별도의 미국 출장 없이 한국에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KBIA 관계자는 "협회장 일정은 우리가 관리하고 있다"면서도 "(LG에너지솔루션으로부터) 김 대표의 미국 일정을 따로 공유받은 게 없다"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은 관계자는 트럼프 취임을 맞아 김 대표가 미국 출장에 오를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 "아마 없을 것"이라며 기부금 등은 "그룹 차원에서 할 것 같다"고 말했다. 

    KBIA를 비롯한 한국 배터리 업계의 행보는 자동차 업계와 대비된다. 

    현대차는 일찍이 트럼프 취임식에 100만 달러를 기부했다. 또한 장재훈 현대차 부회장, 호세 뮤노스 대표, 성 김 대외협력 사장 등 주요 경영진이 일제히 취임전야 만찬에 참석했다. 

    일명 '캔들라이트 만찬'은 워싱턴DC 국립건축박물관에서 열렸는데, 이때 현대차 주요 경영진들은 차기 정권을 이끌 미국 정재계 관계자들과 친분을 쌓았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8일에는 트럼프 일가족의 공군기 탑승 현장에 현대차 제네시스 브랜드의 대형 SUV 'GV80'이 깜짝 등장하기도 했다. 트럼프 장녀 이방카와 그의 남편 제러드 쿠슈너가 워싱턴DC행 공군기를 타기 위해 플로리다주 팜비치 국제공항에 도착하자 미 공군기 'C-32' 트랩 왼쪽에 흰색 GV80이 주차됐다. 

    현대차가 이렇게 직간접적 트럼프 정권에서 구애를 펼치는 이유중 하나로 관세가 꼽힌다. 증권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공약한 보편적 관세를 실제로 적용할 경우 현대차는 매월 최대 4000억원에 달하는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 산하의 현대제철은 트럼프 취임 며칠 전 미국에 수조원을 투자해 제철소를 짓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취임 '선물'까지 준비하는 철저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 ▲ 김동명 한국배터리산업협회 협회장 겸 LG에너지솔루션 대표ⓒLG에너지솔루션
    ▲ 김동명 한국배터리산업협회 협회장 겸 LG에너지솔루션 대표ⓒLG에너지솔루션
    업계 관계자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건 K-배터리인데, 이익을 대변하는 목소리를 어디서 누가 내고 있는지 모르겠다"라고 우려했다. 

    최근 정부와 배터리 업계는 '이차전지 비상대책 TF'를 구성하고 회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TF에는 K-배터리 3사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과 소재사 에코프로, LG화학,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등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 측은 바이든 정권에서 전기차 구매 시 소비자에게 지급했던 세재 혜택을 없앴다는 방침인데, 이에 대응해 TF를 구성한 것으로 보인다.

    K-배터리의 맏형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정부의 IRA 보조금을 받고도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해당 보조금까지 손 볼 경우 K-배터리 실적에 대한 타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