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 쇼핑몰 200만 포인트 달라"사측 전향적 자세에도 '불발'전삼노 5일 교섭대표 지위 상실… '갈림길'
  • ▲ 지난달 8일 오전 경기도 화성시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앞에서 열린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총파업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연합뉴스
    ▲ 지난달 8일 오전 경기도 화성시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앞에서 열린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총파업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연합뉴스
    삼성전자 노사가 사흘간 진행한 집중교섭이 최종 결렬됐다.

    노조 측이 제시한 200만원 상당의 사내 쇼핑몰 포인트를 노조원에게만 지급해달라는 제안이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전국삼성전자노조(전삼노)가 지난달 29일부터 31일까지 벌인 집중 교섭에서 결국 결론을 얻지 못했다. 전삼노는 지난달 8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하며 노조원 대상 0.5% 임금인상, 성과급 산정 기준 개선, 파업 참여에 따른 경제적 손실 보상을 요구했다.

    집중 교섭에서 사측은 상당히 전향적인 자세로 접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과급 산정 기순 개선을 약속하고 그 과정에서 노조 의견 수렴도 제안했다. 파업 참여자들의 임금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조원들의 연차의무사용일을 15일에서 10일로 줄이는 방안도 제시했다. 전 직원을 대상으로 사내 복지포인트인 '여가 포인트' 50만 포인트를 지급하는 안도 내놨다.

    다만 무노동 무임금 원칙과 노조원들만 혜택을 달라는 요구만큼은 물러서지 않았다. 대표적으로 전삼노가 삼성 임직원 대상으로 운영하는 삼성전자 제품 구매 사이트에서 쓸 수 있는 200만 포인트 지급안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전삼노 집행부 입장에선 한달여 가까이 파업에 참여한 노조원의 경제적 손실을 최대한 보전해주기 위한 제안이었지만, 사측은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고수했다.

    결국 집행부 말만 믿고 파업에 참여한 노조원들의 경제적 손실은 작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결렬된 노사 협상은 새 국면으로 접어들 공산이 크다. 전삼노의 대표 교섭노조 권한은 오는 5일 만료된다. 전삼노가 삼성전자 내부 최대 규모 노조이지만, 다른 노조가 개별교섭을 요구하면 전삼노의 쟁의권은 소멸된다.

    전삼노은 1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자택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단체행동을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전삼노 관계자는 "사측은 교섭 내내 무성의와 불성실한 태도도 임했다"면서 "지금이라도 이재용 회장이 책임있는 자세를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