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화학, 배터리, 소재… 全부문 부진3분기 정제마진 개선, 하반기 SK온 BEP 기대"2030년 EBITDA 20조"… 통합시너지 강조 주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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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이노베이션이 2분기 석유, 화학, 윤활유, 석유개발, 배터리, 소재 등 전 사업부문에서 부진한 성과를 내며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특히 배터리 적자가 대폭 확대된 가운데 순손실액이 6000억원을 넘어섰다.

    SK온은 수요 개선과 전사 차원의 원가절감 활동을 중심으로 하반기 중 흑자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SK이노는 하반기 예정인 SK E&S와의 합병 시너지를 빠른 시일 내 실현, 재무구조 개선과 함께 주주가치 제고를 이룬다는 방침이다.

    김진원 SK이노 재무본부장은 1일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매출은 석유제품 판매물량 확대에도 불구하고 배터리 판가 하락, 판매량 감소로 인해 줄었다”며 “영업이익은 정제마진 약세와 배터리 가동률 하락에 따른 고정비 상승으로 적자를 냈다”고 설명했다.

    SK이노는 2분기 연결기준 매출 18조7991억원, 영업손실 458억원, 당기순손실 6397억원을 각각 달성했다.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0.4% 증가에 그쳤고 이익과 순익은 적자를 지속했다. 당초 약 2700억원, 약 600억원의 이익과 순익을 낼 것으로 본 증권가 전망치에 크게 못 미친 성과다.

    전 사업부문이 부진했다. 석유사업 영업이익이 1분기 5911억원에서 2분기 1442억원으로 급감했고 같은 기간 ▲화학 1245억→994억원 ▲윤활유 2204억→1524억원 ▲석유개발 1544억원→1421억원 ▲배터리 3315억 손실→4601억원 손실 ▲소재 664억 손실→701억원 손실 등 전 사업의 이익폭이 축소됐다.

    석유화학은 정제마진 하락, 화학은 정기보수에 따른 판매량 감소 영향으로 영업익이 전분기 대비 감소했다. 윤활유는 중국의 수요 약세와 유가 하락에 영향을 받았고, 석유개발은 매출원가 증가 여파로 이익폭이 줄었다. 소재는 고객사향 판매 물량 증가에도 재고 관련 손익이 반영되며 적자폭이 확대됐다.

    손성철 SK에너지 경영기획실장은 “고금리 장기화 우려 등 비우호적 거시경제 환경과 중국 경기 회복 지연 영향 등으로 정제마진이 하락하며 이익이 줄었다”며 “3분기에는 석유 수요의 본격적인 성수기 진입에 따른 이동, 냉방 수요 증가와 산업 수요 개선 효과로 정제마진 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특히 SK온의 손실폭이 1분기 3315억원 적자에서 2분기 4601억원으로 확대되며 전체 실적 악화를 주도했다. 배터리부문의 상반기 영업손실액은 7916억원으로 8000억원에 육박, 지난해 연간 손실액인 5818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2분기 매출도 전분기 대비 1301억원 줄어든 1조5535억원을 기록했다.

    김경훈 SK온 CFO(최고재무책임자)는 “판가 하락으로 전분기 대비 매출이 줄었고, 영업이익은 미국 지역의 판매량 회복으로 AMPC 증가에도 불구하고 공장 가동률 하락과 헝가리 신규 공장 가동에 따른 초기 비용 증가 영향으로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반기에는 신차 라인업 확대, 금리 인하 및 하락한 메탈 가격에 기인한 낮은 배터리 가격을 기반으로 EV 및 배터리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며 “불요불급한 비용이 없었는지 전사 차원의 원가 절감으로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 하반기 중 영업이익 BEP(손익분기점) 달성을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SK이노는 이날 실적 컨콜에서 상당수 시간을 SK E&S와의 합병 시너지를 설명하는 데에 할애했다. SK이노는 E&S와의 합병 이후 오는 2030년 기준 통합 시너지 효과로 EBITDA 2조1000억원 이상을, 전체 EBITDA는 20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양사의 합병비율은 1대 1.1917417로, SK이노와 E&S 각각의 기업가치를 근거로 산출됐다. 합병비율에 따라 상장사인 SK이노가 합병신주를 발행해 E&S의 주주인 SK㈜에 4976만9267주를 교부한다. SK이노 신주는 11월 20일 상장될 예정으로, 합병 후 최대주주인 SK㈜의 지분율은 36.22%에서 55.9%가 될 전망이다.

    김진원 재무본부장은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입장을 고려해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시가를 기준으로 했다”며 “장부가 대비 시가가 현저히 미달하는 주가에 문제 의식을 가지고 있고, 주주 불만도 이에 기인한다고 본다. 통합 시너지를 조속히 실현해 시가와 장부가 간 갭을 줄이고 주주가치를 극대화하겠다”고 다짐했다.

    합병 이후 신용등급 개선에 대한 자신감도 비쳤다. SK이노는 적자를 지속 중인 SK온을 지원사격하면서 재무구조가 악화하면서 신용등급이 하락, 추가적인 자금조달에 압박을 받고 있다. E&S와의 합병 걸림돌로 지목돼온 상환우선전환주(RCPS) 문제도 원만히 해결한다는 목표다.

    김진원 본부장은 “E&S는 RCPC를 보유한 KKR과 최초 발행 취지를 고려해 현금상환이 아닌 유지하는 방향으로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며 “E&S와의 합병을 통해 사업 규모 및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수 있고, E&S 현금 유입으로 변동성을 축소할 수 있어 신용등급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