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코스닥 하루만에 급등 '사이드카 발동'경기침체 우려에 美 증시 하락 변동성 여전"저점 매수 보다는 금리인하 수혜주 베팅" 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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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급락장에 파랗게 질렸던 국내 증시가 하루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다만 미국발(發) 경기침체 우려가 지속되면서 투자자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단기간에 'V자 반등'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해 무조건적인 저점 매수는 지양해야 한다고 제언하고 나섰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보다 91.79포인트(3.76%) 오른 2533.34에 거래를 시작했다. 전일 9% 가까이 무너졌던 코스피 지수는 경기 침체 우려와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움직임이 겹치면서 이번 급락이 과도하다는 분석에 진정세를 찾은 것으로 풀이된다.

    시총 상위주도 일제히 불기둥을 뿜고 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각각 3%, 5%대 오르고 있으며 LG에너지솔루션,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KB금융, POSCO홀딩스도 2~5%대 상승 중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6~7%로 뛰고 있다.

    코스닥 지수도 전일 대비 17.76포인트(2.57%) 뛴 709.04에 개장했다. 하루 전 종가 기준 12.3% 폭락했던 코스닥은 장 초반 외국인과 기관의 '팔자' 행렬에 상승 폭을 키우고 있다

    시총 상위 종목도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에코프로 형제를 비롯한 삼천당제약, 엔켐, 셀트리온제약, 클래시스는 6%대 상승 중이며 리가켐바이오, 휴젤은 8%대 오름세다. 코스닥 시총 2위인 알테오젠은 12% 급등 중이다.

    이처럼 양 시장이 반등에 성공했지만 아직 안심하긴 이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틀 연속 '사이트카'(프로그램 매도·매수호가 일시효력정지)가 발동한 만큼 증시가 불안한 변동성을 띄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국거래소는 이날 오전 9시 6분경 코스피200선물지수가 변동하자 5분간 '매수' 사이드카를 발동했다. 발동 시점 당시 코스피200선물지수는 전일 종가보다 16.75포인트(5.06%) 상승한 347.20이었다. 

    같은 시간 코스닥도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코스닥선물과 코스닥150지수가 전날보다 각각 7.99%(90.8포인트) 5.64%(65.16포인트) 올랐을 때다. 이번 사이드카 발동은 '매도' 사이드카가 일어난지 하루 만이다.

    여전히 뉴욕 증시가 혼란스럽다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 최근 지수 랠리에 큰 영향을 미치는 글로벌 기술주들이 좀처럼 살아나지 못한 가운데 뉴욕 증시도 하락장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5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6%,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3% 떨어지며 장을 마감했다. 이는 2022년 9월13일 이후 약 2년 만에 최대 낙폭이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43% 하락했다.

    특히 대형 기술주를 중심으로 주가가 대폭 떨어졌다.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는 6.36% 급락했고, 애플은 4.82%,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4.61% 떨어졌다.

    이날 증시 폭락은 지난주 발표된 7월 미국 고용지표에서 실업률이 예상보다 높은 4.3%를 기록하는 등 미국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진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의 공포 심리를 나타내는 '공포 지수'도 코로나19 이후 4년여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미국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는 이날 뉴욕증시 마감 무렵 전 거래일 대비 15.18포인트 오른 38.57을 기록, 2020년 10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 같은 흐름에 시장에서는 대해 심리적 위축으로 인한 낙폭 과대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향후 진정세를 지켜본 뒤 비중 확대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제언도 제기된다.

    특히 미 경기 침체 등 매크로 변수보단 엔비디아 등 그동안 '고점론'이 불거졌던 인공지능 반도체 산업의 영향이 증시 폭락의 원인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엔비디아 등이 과도하게 오르면서 불안했던 투자심리가 한 순 간에 꺾였다는 의미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센터장은 "미 경기 침체 우려는 외형에 불과하고 엔비디아를 비롯한 AI 관련주들에 대한 '거품론'이 이번 폭락 장세의 본질에 가깝다"며 "그동안 엔비디아 주가가 글로벌 매크로 지표를 다 무시하고 올랐던 것처럼 현재 나오는 지표들을 다 무시하고 떨어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날 코스피 지수의 하락폭과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 규모는 최근 경제지표를 반영하더라도 과도한 수준"이라며 "최근 서울외환시장에서도 드라마틱한 변화가 없었던 만큼 투매로 밖에 해석이 안 된다"고 설명했다.

    이런 이유로 'V자 반등'을 기대하기 보다는 하락 장세가 진정된 뒤 금리인하 수혜주를 중심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센터장은 "단기 급락장 후 회복 국면에선 실적 좋은 종목들이 빨리 오르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실적이 좋은 반도체 종목을 중심으로 대응하거나 금리인하기에 수혜를 입을 수 있는 헬스케어·제약바이오에 관심을 둘 것을 권한다"고 조언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센터장도 "지난주 경제지표 발표 이후 제조업 위축에 실업률까지 상승하면서 경기 침체 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시장에 과도하게 나왔다"며 "새로운 경제지표가 등장하면 경기 침체 과도한 서서히 진정될 가능성이 있어 소비재·헬스케어 등 금리인하 수혜주를 중심으로 대응할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