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서 2조7천억원 '팔자'…삼성전자·SK하이닉스 집중 매도미 경기침체 공포에 여전…외인 매도세에 불안한 증시 흐름미 CPI 등 추가 경제지표 확인 전까지 변동성 지속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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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발 경기침체 공포에 증시가 높은 변동성을 보이는 가운데 외국인들의 '셀 코리아'가 거세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8일까지 5거래일 연속 외국인 투자자들은 순매도를 이어가고 있다. 이 기간 외국인들 코스피에서 2조6514억원어치 순매도했다. 

    국내 증시가 역대급 폭락했던 지난 5일 외국인들은 코스피에서 1조5198억원을 팔아치우며 지수 급락을 견인했다. 이는 올 들어 외인 최대 순매도 규모를 기록한 지난 5월 31일 1조3368억원을 웃도는 액수다.

    외국인 투자자의 팔자세는 반도체 대형주에 집중됐다. 

    이 기간 외국인 투자자 순매도 1, 2위 종목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 그 규모는 각각 1조8367억원, 6418억원으로 집계됐다. 두 종목의 순매도 합계는 코스피 전체 순매도액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반도체 대형주는 팔아치우고 있지만 2분기 실적 발표가 진행 중인 소부장 업체들에 대해선 매수를 이어가고 있다. 이 기간 외국인들은 한미반도체(155억원), 리노공업(195억원), 이오테크닉스(106억원) 등을 적극 사들였다.

    시가총액 비중이 큰 대형주를 중심으로 외국인의 순매도세가 이어지자 국내 증시는 불안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 4일 3%대 하락에 이어 지난 5일 8% 넘게 폭락한 코스피 지수는 다음날 장 초반 반발매수세가 유입되며 낙폭을 모두 회복하는 듯했지만 종가 기준 3% 상승으로 마무리했다. 

    지난 7일도 2% 가까운 상승세를 보였지만 직전 2거래일간 12% 넘게 하락했던 점을 고려하면 다소 애매한 회복력이다. 전일에는 코스피는 0.45% 하락하면서 상승세가 3일 만에 꺾였다. 

    경기침체 불안감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가운데 위축된 투자심리로 인해 증시의 상승 동력이 약해졌다는 분석이다. 

    엔비디아 GPU로 서버컴퓨터를 만드는 미국 슈퍼마이크로의 2분기 어닝쇼크로 실적으로 반도체 피크아웃 우려가 확대된 점은 국내 반도체 종목 매도세에 기름을 부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기침체 공포 심리와 엔화 강세가 다소 완화되면서 증시 변동성은 잦아들었으나 시장 공포구간이 저점을 통과한 가운데 코스피에서는 개인과 연기금만이 저점 매수에 나서고 있으며, 연기금을 제외한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 심리가 쉽사리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완전히 돌아오지 않은 만큼 최근 반등이 증시의 회복 추세로 접어든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의 경기 둔화 우려가 다시 커지면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되면서 외국인의 '셀 코리아'가 더 거세질 수 있기 때문이다. 

    증권가는 추가 경제지표를 확인하기 전까지 증시의 변동성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임정은 KB증권 연구원은 "엔화 흐름에 지수가 연동되는 움직임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면서 "다음 주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이전까지 모멘텀(상승여력)이 제한적이고, 외국인도 여전히 현선물 동반 순매도를 보이는 등 수급 상황도 녹록지 않아 매물 소화 연장이 예상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