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귀 대신 취업 전선으로 … 필수의료 패싱 기조환자 피해 점차 가중 … 전공의 대체인력 확보 분주전공의 공백 탓에 교수들도 조용한 사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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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상윤 기자
    정부가 최후의 카드로 하반기 전공의를 다시 모집한다. 절차상 지난달 31일 이미 끝난 사안이지만 이를 연장해 복귀율을 최대한 올리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사직 전공의들은 복귀 대신 취업 전선에 뛰어들고 있어 암울한 전망이 나온다.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을 위한 의지가 커지고 기피과 개선방안이 속속 나오고 있지만 의정 갈등으로 이를 외면하는 모양새다. 이번에도 모집에 실패하면 전국 수련병원은 경영난에서 벗어나기 어렵고 환자 피해만 가중되는 상황으로 치닫게 된다. 

    9일 정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이날 하반기 전공의 연장모집이 시작됐다. 레지던트 1년차는 14일까지, 인턴과 2∼4년차는 16일까지 진행된다. 이 기간에 충원된 전공의는 9월부터 수련일정에 들어간다. 

    지난 5일 기준으로 수련현장으로 복귀한 전공의는 총 1091명에 불과하다. 사직서를 제출한 전공의 5701명 중 11% 625명은 수련을 포기하고 일선 병원에서 근무 중이다. 대한의사협회와 대한개원의협의회는 사직 전공의가 복귀 대신 새 통로를 찾도록 지원 중이다. 

    전공의는 전문의가 아닐 뿐이지 일반의(GP) 자격은 갖추고 있다. 다만 국내 의사인력의 9할은 전문의로 형성됐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업무는 제한적이다. 소위 '박 터지는 미용GP 경쟁'이 이뤄지는 이유다. 과열경쟁 탓에 통상 월급 세후 1000만원서 400만원대로 내려갔다.

    환자와 수련병원 입장에서는 전공의 복귀가 절실하다. 중증환자들은 더는 수술이 밀리지 않고 제때 치료를 받아야 하며, 수련병원은 인력난에 경영난이 겹쳐 발생한 도산 위험에서 벗어나야 하기 때문이다. 

    의대 교수, 특히 필수의료 교수들은 당직 부담이 커 전공의 복귀가 필수적이다. 이 문제가 풀리지 않으니 '번 아웃'을 호소하며 조용한 사직을 이어가고 있다. 단, 전공의 투쟁 노선과 다른 점은 이들은 안정적 조건으로 이직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전공의 복귀는 스스로에게 가장 절실한 부분이지만 이를 거부하고 있다. 교수들의 입장과 달리 꿈과 미래를 버린 것이어서 그 선택의 진정성은 있겠지만 이대로면 모든 의료체계의 연결고리가 무너지는 상황이 된다.  

    모 수련병원장은 "전공의 복귀가 이뤄져야 기능을 유지할 수 있겠으나 쉽지는 않을 전망"이라며 "환자를 위해 돌아오라, 환경을 개선하겠다는 말이 들리지 않는 실정"이라고 했다. 

    그는 "이번에도 모집이 실패하면 PA 활용은 물론 전공의 대신 일반의를 구해 공백을 막거나 퇴직 의사 모집 등 대책을 써야만 버틸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