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 전망에 달러 약세…한·미 금리 역전폭 완화 기대감통상 원달러 환율 하락 증시 호재로 작용…외국인 수급 강화 기대외인 순매수-환율 상관관계 약해졌단 평가도…엔화 흐름 확인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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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리 인하 전망과 함께 미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원·달러 환율이 5개월여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내려왔다. 증권가에서는 가파른 환율 하락 속에 외국인의 코스피 순매수세가 강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지난 2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대비 80전 내린 1333원20전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3월 21일(1322원40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 수치는 지난 3월 21일(1322.4원) 이후 약 5개월 만에 최저치다. 전고점이었던 지난 8일 환율(1377.2원)과 비교해선 열흘 새에 43.2원이나 떨어졌다.

    한때 원·달러 환율 1400원선도 열어놔야한다는 전망까지 나왔지만 최근 상황이 급반전된 건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전망 영향이 크다. 

    오는 23일부터 진행되는 잭슨홀 미팅에서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강한 금리 인하 신호를 줄 것으로 시장은 예측하고 있다. 지난 주말 미국의 주택시장이 둔화세를 보인 점도 연준의 금리 인하 전망에 힘을 보태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상대적 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 또한 전날 102.3을 기록해 연중 최저치에 근접했다.

    오는 22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동결해 단기적으로 한·미 간 정책금리 역전 폭을 완화시킬 것이라는 기대감도 원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김찬희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초 이후 외국인 달러통화선물 롱 포지션(매수)이 4조2000억원으로 코로나 이후 최대 수준으로 누적됐으나 지난 14일부터 줄어들기 시작했다"며 "미국의 잭슨 홀 회의와 한국의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앞두고 1조6000억원 가까이 청산되며 원·달러 환율 급락을 야기했다"고 설명했다.

    통상 원·달러 환율 하락은 증시에 호재로 작용하는 만큼 지수의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원화로 투자해 환차익을 노리는 외국인에게는 원화가 강세를 보이면 그만큼 투자 유인이 늘어날 수 있다. 

    지난 21일 기준 코스피200 지수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 미만(0.99) 수준으로, 중장기 시각으로 보면 한국기업을 낮은 가격에 매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외국인들은 이달 초 급락장에서 5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기록했던 외국인들은 지난 9일 이후 매수 우위로 돌아섰고, 20일까지 코스피 시장에서만 2조470억원을 순매수했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지수는 급락 2주 만에 회복의 7부능선을 넘은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탄력적인 반등세를 이어가려면 수급 측면에서 외국인의 순매수가 강화될 필요가 있다. 최근 가파른 원화 강세가 나타나며 기대가 형성 중"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최근 단기적으로 외국인의 순매수와 환율의 상관관계가 약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일반적으로 원화가 강세를 보이면 주식시장 또한 강세 흐름을 보이고 외국인의 순매수가 유입되는 경향이 있지만 최근 들어 증시 흐름이 이같은 공식을 벗어났기 때문이다.

    원·달러 환율이 하루 만에 23원 급락해 1330원대를 기록한 지난 19일 코스피는 외국인의 1100억원어치 순매도 속에 0.8% 하락 마감했다.

    올해 들어 기존 공식이 잘 작동하지 않는 이유로는 세 가지가 지목된다. ▲무역수지가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 ▲국내 상장사들의 이익 전망이 우상향하고 있다는 점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주식 투자 증가로 외화 환전 수요가 구조적으로 늘었다는 점이다.

    이같은 점에서 '환율 하락=증시 강세' 공식의 유효성에 무게를 두기보다는 엔캐리 트레이드 등 엔화의 흐름을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향후 '원·달러 환율 상승=증시 하락'이라는 공식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시기가 찾아올 수 있겠지만 지금 시점에서는 그 공식의 유효성 여부에 많은 무게중심을 두지 않는 것이 적절하다"며 "엔 캐리 청산과 관련된 엔·달러 환율의 변화를 확인해 가는 작업이 더 유의미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