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거래량 1만건↑…집값도 전고점 회복 4대은행, 대출증가액 계획 대비 '150%↑'
  •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뉴시스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뉴시스
    최근 수도권을 필두로 부동산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주택담보대출을 포함한 가계대출이 큰폭으로 뛰었다. 이에 금융당국은 시중은행별 대출액이 기존 제출한 올해 계획수준을 넘어설 경우 내년에 필요한 대출한도를 줄이는 사실상의 '대출총량제'를 부활시켰다. 

    30일 국토교통부 7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주택매매거래는 총 1만2783건으로 전월대비 40.6% 증가했다. 

    서울 주택거래량이 1만건을 넘어선 것은 지난 2021년 8월이후 2년11개월만이다.

    집값도 역대최고가를 기록했던 2021년 수준을 회복하고 있다. 

    부동산R114가 지난 7~8월 계약된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 매매가격은 2021년이후 동일단지‧동일주택형의 직전 최고가대비 평균 90%까지 회복했다. 

    자치구별로 보면 서초구와 용산구 3분기 거래가격이 직전최고가의 99% 수준을 회복했고 강남구도 97%까지 올랐다. 이밖에 마포구와 종로구가 각각 95%, 성동구와 중구가 93%까지 되돌아왔다. 

    거래가 늘고 집값이 상승하자 덩달아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가계대출 잔액 역시 급증했다.

    지난 22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22조5285억원으로 지난달말 715조7383억원대비 6조7902억원 급증했다. 

    주담대 잔액 역시 565조8956억원으로 지난달말보다 6조1455억원 늘었다. 

    이로인해 금융감독원은 지난 27일 '가계부채 대응방향'을 통해 가계대출 증가액이 경영계획을 초과한 은행의 경우 내년도 은행별 DSR관리계획수립때 더 낮은 DSR관리 목표를 수립하도록 지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날 박충현 금감원 은행담당 부원장보는 브리핑을 통해 "지난 4월부터 증가세로 전환한 가계부채가 최근들어 적절한 관리 수준 범위를 벗어났다"고 지적했다. 

    이어 "(월별 순증액이)5조5000억원 내외면 관리되고 있다고 판단하는데, 7~8월부터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중심으로 갑자기 증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금감원에 따르면 4대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 1~8월 가계대출 증가액은 이미 은행이 자체적으로 수립한 연간 경영계획을 초과했다. 

    지난 21일 기준 은행 연간 경영계획대비 대출 증가액은 4대은행 150.3%였다. 또한 연초 목표치를 8개월로 환산하면 200.4%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우리은행은 올해 가계대출을 목표가 전년대비 2000억원 늘어난 115조4000억원었으나 실제 116조원을 공급했다. 

    5대은행 중 가계대출 잔액과 목표치가 가장 적었지만 연초 경영계획대비 대출실적 비율은 376.5%로 집계됐다. 원래 목표치보다 4배나 많은 대출을 공급한 것이다. 

    이밖에 은행별 경영계획 대비 대출실적 비율은 △신한은행 155.7% △KB국민은행 145.8% △하나은행 131.7% △농협은행 52.3% 순으로 집계됐다. 이같은 가계대출 실적은 올해 8월말 기준으로 더 늘어날 수 있다. 

    일각에서는 대출총량제로 인해 실수요자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은행들은 내년을 계획해야하기 때문에 연말까지 신규 주담대나 대환대출 등 영업을 자제하거나 중단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국 집을 매수할 시기를 가늠하던 실수요자들은 대출 문턱이 높아짐에 따라서 내집마련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