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증자 40억원 참여 에프앤지 … 김소연 대표 "모른다"글로벌 투자사 GEM 투자 철회 이후 투자금 확보 어려움사업목적 47개 추가 계획 … 홈쇼핑·창고업·애완동물·섬유 포함
  • ▲ 김소연 피씨엘 대표이사가 지난달 28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개최한 IR설명회에서 향후 사업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최영찬 기자
    ▲ 김소연 피씨엘 대표이사가 지난달 28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개최한 IR설명회에서 향후 사업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최영찬 기자
    체외진단 의료기기 기업 피씨엘이 다양한 사업목적을 추가하며 신성장동력 확보에 나선다.

    하지만 글로벌 투자사 GEM이 투자에서 손을 뗀 이후 자금 확보가 만만치 않게 되면서 김소연 피씨엘 대표도 잘 모르는 투자자에까지 손을 벌리는 모양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피씨엘은 지난달 30일 에프앤지로부터 40억원을 납입받았다.

    에프앤지는 피씨엘이 발행한 신주 249만5327주를 인수하는 제3자 배정방식의 유상증자에 참여한 것이다.

    피씨엘에 따르면 에프앤지는 6월말 기준 총 자산 7억400만원, 총자본 4억9900만원을 보유했으며 지난해 매출 4900만원을 올렸다.

    에프앤지가 피씨엘 지분 4.2%를 차지함으로써 4대주주에 오르는 만큼 에프앤지와 피씨엘의 관계, 유상증자에 대한 배경을 문의했는데 김 대표는 "잘 모른다"라고 답했다. 투자유치는 회사 내 CFO(최고재무책임자)가 담당하는 설명도 덧붙였다.

    GEM이 당초 300억원 규모의 피씨엘 신주를 인수하기로 했다가 올 1월 100억원어치만 참여하고 나머지 200억원어치 투자계획을 철회함에 따라 운영 및 투자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김 대표는 지난달 28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개최한 IR설명회에서 "3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자율공시를 했는데 공시 6개월 안에 그 액수의 80%를 채워야 한다는 것을 최근에 알았다"고 털어놨다.

    피씨엘은 올 1월 GEM의 100억원에, 지난 6월25일 제이에스앤파트너스로부터 100억원, 지난달 에프앤지로부터 40억원을 납입받으며 총 240억원의 자금을 확보해 당초 계획한 유상증자 300억원의 80%를 채웠다.

    에프앤지는 김 대표가 모르는 투자자였다면 제이에스앤파트너스는 사실상 김 대표가 투자자로 추정된다.

    제이에스앤파트너스의 최대출자자는 각각 33.4%의 지분을 가진 이지원·승현씨인데 김 대표와 이동기 올릭스 대표의 아들이다. 이지원씨는 1999년생이며 이승현씨는 2007년생으로 미성년자다.

    GEM의 투자철회는 피씨엘의 향후 미국 사업에도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다.

    GEM과 피씨엘은 ▲현지 기관투자자 대상 투자 유치 ▲체외진단 의료기기 제품 기술 협력 강화 ▲현지 바이어 발굴 및 합작을 통한 성공적인 미국 현지 시장 진출 등을 위해 상호 협력하기로 한 바 있다. 하지만 GEM의 피씨엘에 대한 관심이 점차 식어가면서 이 같은 협력이 제대로 이뤄질지도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GEM은 지난해 말 김 대표로부터 529만1004주를 사들였고 올 1월 100억원을 들여 피씨엘이 발행한 신주 250만9410주를 취득한 바 있다.

    당초 GEM은 김 대표로부터 구주물량 529만1004주를 사들이는 것 외에도 피씨엘의 발행하는 총 300억원 규모의 신주를 인수하는 제3자 배정 방식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총 514만7932주를 추가 취득할 예정이었지만 200억원 투자계획을 철회했다.

    6월말 기준 GEM은 피씨엘 주식 318만6137주(5.62%)를 보유해 김 대표, 올릭스에 이은 3대주주다. 3월말 529만1004주(10.27%)를 들고 있던 것과 비교하면 3개월만에 200만주 이상을 처분한 셈이다.

    한편, 피씨엘은 오는 10월11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총 47개의 사업목적을 추가할 계획이다.

    피씨엘이 향후 캐시카우(현금창출원)로 꼽고 있는 혈액 스크리닝 사업을 위한 혈청·혈장·혈액제재·백신 및 항독소 등 생물학적 제제·유전자재조합 의약품·세포배양의약품 연구 개발·제조·판매 및 수출입업과 같은 사업목적도 있지만 ▲광고대행업, 광고물 작성업, 홈쇼핑 광고업, 기타광고업, 광고매체 판매업, 섭외, 홍보대행업 ▲물류서비스 및 창고업 ▲애완용품, 애완동물 사료 제조, 도,소매업 및 수출입업 ▲섬유 및 원단, 부자재 도·소매업 등과 같은 진단기기 기업 정체성과 거리가 멀어보이는 사업목적도 포함돼 있다.

    김 대표는 "우리 제품이 홈쇼핑에 나갈 수 있어 쇼핑몰 운영도 할 수 있어야 하고 섬유는 햇빛을 막기 위해 얼굴에 붙이는 투명패치 제조와 관련있다"면서 "추가하는 사업목적 중 기존 사업과 관련없는 것은 없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