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모범 관행으로 이달부터 승계 절차 본격화우리·농협銀, 횡령·부당대출 등 금융사고로 연임 ‘빨간불’신한·하나銀, 호실적 등으로 연임 가능성↑
  • ▲ ⓒ5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은행장. ⓒ뉴시스
    ▲ ⓒ5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은행장. ⓒ뉴시스
    올해 연말 5대 은행장의 임기가 모두 종료된다.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모범관행에 따라 '임기 만료 3개월 전'에는 경영 승계 절차에 돌입해야 하는 만큼 이달부터 각 은행별 승계 절차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통상 시중은행 행장은 기본 2년 임기에 추가로 1년을 연장해 ‘2+1’ 임기가 주어진다. 다만 올해는 100억원 넘는 횡령·배임 등 금융사고가 잇달아 발생한 만큼 ‘내부통제 이슈’가 이들의 운명을 가를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농협, 연임 적신호… 금융사고 책임론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에선 최근 대형 금융사고가 줄줄이 터지면서 현 은행장 연임에 ‘빨간불’이 켜졌다. 

    우리은행 외에도 우리금융저축은행, 우리금융캐피탈, 우리카드 등 계열사까지 전 회장 친인척 관련 대출이 실행된 것으로 확인돼 조병규 은행장뿐 아니라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에 대한 책임론으로 번지고 있다. 

    현재 우리은행에 대한 금융당국의 검사와 검찰의 압수수색까지 진행되고 있다. 여기에 금감원이 다음달 초 우리금융그룹과 우리은행에 대한 정기 검사에 착수한다. 내년에 진행될 예정이었던 정기검사가 1년 앞당겨진 것이다. 

    금융당국이 임종룡 회장 등 최고경영진에 칼날을 겨누고 있다는 업계의 분석도 나온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임 회장, 조 행장에 대한 제재 가능성과 관련해 "지금 보이는 것 만으론 대상이 누가 될지 모르지만, 법상 보고를 제때 하지 않은 것은 누군가가 명확하게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석용 NH농협은행장도 취임 이후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지만 올해 들어 벌써 4번째 금융사고가 터졌다. 지난 3월 110억원, 5월 각각 53억원과 11억원 규모의 횡령·배임 사고가 발생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2020년부터 올해까지 100억원대 부당대출을 통한 횡령사고가 적발됐다.

    이 행장의 연임 가능성은 농협중앙회에서 금융 지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 특이성으로 인해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의 계열사 경영진 교체 의중이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재근 KB국민은행 행장은 은행장 가운데 유일하게 ‘2+1’ 임기를 지내고 있다. 재연임에 성공하게 되면 세 번째 임기를 맞이하게 된다. 

    국민은행에서도 올해 100억원 이상의 대형 배임 사고가 3건 적발됐다. 관련 사고액만 총 488억원에 달한다. 

    금감원이 지난달 KB금융그룹과 국민은행에 대한 정기 검사에 돌입하며 ‘내부통제’ 운영 실태를 집중 점검하는 등 고강도 검사가 예고됐다. 추가 금융사고가 적발될 경우 이재근 행장 3연임에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신한·하나, 연임 순항 전망

    업계에서는 정상혁 신한은행장과 이승열 하나은행장의 연임 가능성을 상대적으로 높게 점친다. 은행장 연임에 걸림돌이 될 잡음이 상대적으로 없었기 때문이다.

    특히 신한은행은 다른 은행과는 달리 대형 금융사고가 없어 내부통제 및 위험 관리에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상반기 연결기준 순이익 2조535억원을 기록하며 시중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2조원을 돌파했다. 

    이승열 하나은행장도 하나은행에서 대규모 금융사고가 발생하지 않아 연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취임 첫 해인 지난해 사상 최대 순이익을 달성하며 리딩뱅크 사수에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