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포스 "3분기 생산량 2.9억대"신제품 출시에도 소폭 증가 그칠 듯"시장 침체 지속… 재고 관리 집중"
  • ▲ 아이폰16.ⓒ애플
    ▲ 아이폰16.ⓒ애플
    3분기 애플의 ‘아이폰16’, 화웨이의 ‘메이트XT’ 등 신제품 출시에도 글로벌 스마트폰 생산량은 반등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경기침체로 신흥시장의 구매력이 줄어든 가운데 가격 경쟁이 심화하면서 제조사들이 앞다퉈 재고 조정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3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생산량은 2억9300만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2분기 생산량 2억8600만대와 비교하면 소폭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나, 작년 3분기와 비교하면 5% 가량 줄어들 것이란 관측이다. 코로나19 이전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3분기가 스마트폰 시장의 성수기인 점을 감안하면 생산량이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 트렌드포스는 애플, 삼성 등의 잇따른 신제품 출시에도 스마트폰 생산량이 크게 늘어나긴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애플의 경우 아이폰16 출시와 중국 시장에서의 가격 인하 전략 등에 따라 스마트폰 생산량이 늘면서 3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생산량 증가세를 견일할 것으로 전망된다. 트렌드포스는 “올해 아이폰16 시리즈 생산량은 8600만대를 초과해 전년 대비 약 8%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도 10월 중 두께를 10~11㎜ 줄인 ‘갤럭시 Z 폴드6 슬림형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그러나 높은 가격과 획기적인 기능이 부재한 만큼 폴더블 생산량의 1%에 불과할 것이라는 게 트렌드포스의 전망이다. 

    공격적인 가격을 앞세워 스마트폰 생산을 늘려온 중국업체들도 3분기에는 생산량을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트랜션(Transsion)은 이미 2분기부터 생산량을 직전 분기 대비 20.8% 가량 줄인 상태다. 1분기 공격적인 생산으로 채널 재고가 증가한 탓이다. 3분기에도 2분기 생산 수준을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샤오미는 3분기 생산 목표를 한 자릿수 성장으로 설정했다. 2분기 전년 동기 대비 19% 늘어난 4180만대의 스마트폰을 생산한 것과 비교하면 직전 분기 대비 생산량을 줄인 셈이다. 이 밖에 오포(OPPO)와 비보(VIVO)는 3분기에도 2분기와 비슷한 수준의 생산량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분위기는 지속되는 스마트폰 시장의 침체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몇 년간 스마트폰 시장은 코로나19로 인한 공급망 혼란에 이어 인플레이션 완화를 위한 고금리 정책,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위기와 거시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시장 침체가 지속됐다. 올해 인공지능(AI) 스마트폰 등 수비자 수요를 견인할 혁신 신제품이 나올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장 회복을 점치는 분위기였지만,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추세와 그에 따른 소비 위축의 영향으로 스마트폰 구매 수요는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특히 글로벌 경제 둔화는 남미, 중동, 아프리카와 같은 고성장 잠재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남미와 중동, 아프리카 등 신흥국은 경제성장으로 소매 여력이 늘면서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새로운 격전지로 각광받고 있다. 그러나 지속되는 거시경제의 불확실성은 신흥국의 금융여건을 악화시키고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소비 여력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물가 상승의 영향이 완화되고 소비 회복이 본격화하는 2025년 이후에서야 스마트폰 시장이 반등이 반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킬러앱 부재로 AI폰이 생각보다 스마트폰 시장 반등을 촉진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구매 여력이 회복되는 2025년 이후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본격 반등 예상되나 2024년 전년 대비 성장률이 높았던 신흥 지역은 기저효과로 인해 플러스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울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