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하나금융 각각 4%‧3%대 하락…밸류업 제외 영향KT‧SKT 등 대표 고배당 통신주 하락…투자 심리 위축 평가
  • ▲ KB금융그룹 전경. ⓒKB금융그룹
    ▲ KB금융그룹 전경. ⓒKB금융그룹
    밸류업 수혜주로 주목받던 KB금융과 하나금융지주가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 포함되지 못하면서 나란히 약세를 기록했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B금융은 전 거래일 대비 4.76%(3900원) 하락한 7만8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같은 날 하나금융지주도 3.19%(1900원) 내린 5만7700원에 거래됐다. KB금융과 하나금융지주는 전일에도 각각 3.53%, 3.40% 하락한 바 있다.

    마찬가지로 시장 예상에서 벗어나 밸류업 지수에서 빠진 삼성생명도 이날 4.49%(4400원) 하락한 9만3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통신주도 하락했다. SK텔레콤은 1.38%(800원) 하락한 5만7100원에 거래됐으며, KT는 2.17%(900원) 내린 4만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당초 증권업계는 전통적 고배당주로 꼽히는 통신주를 지수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으나 자기자본이익률(ROE) 기준에서 미달됐다.  

    특히 KB금융과 하나금융지주의 약세는 양사가 한국거래소가 전일 발표한 KRX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 포함되지 않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거래소는 앞서 전일 밸류업 지수 구성 종목 및 선정기준을 발표했다. 

    해당 지수에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현대차, 신한지주, 셀트리온 등이 포함됐다. 앞서 밸류업 공시를 제출하고 기준을 충족한 메리츠금융지주, 미래에셋증권, 우리금융지주 등도 포함됐다.

    반면 KB금융과 하나금융지주는 그동안 대표적인 밸류업 종목으로 꼽혀왔음에도 지수에 포함되지 못했다. 이들은 시장 평가 기준 중 하나인 주가순자산비율(PBR) 요건 문턱을 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은행주가 밸류업 측면에서 시장의 기대를 많이 받았던 업종인 만큼 주요 종목 대부분이 편입될 것으로 예상됐다"라면서도 "그러나 2개 종목 편입에 불과하고 밸류업 발표를 예고한 KB금융과 하나금융지주가 빠진 것은 다소 의외"라고 말했다.

    정 연구원은 이어 "최근 2년 평균 PBR이 금융·부동산 업종의 상위 50% 이내에 포함돼야 한다"라며 "은행주의 주가가 작년까지 매우 부진해 4대 금융지주의 2022~2023년도 평균 PBR이 0.37배로 상대적으로 낮았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이번에 미편입된 종목은 시장 눈높이에 부합하는 밸류업 공시와 더불어 낮은 PBR을 개선하기 위해 기존보다 더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PBR을 빠르게 향상하기 위해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를 기존보다 확대할 필요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박소영 신영증권 연구원도 "밸류업 지수는 저 PBR보다는 우량주를 중심으로 업종 간 분산과 시장 간 분산에 중점을 뒀다"라며 "배당과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 요건이 PBR과 자기자본이익률(ROE)보다 우선 고려된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라고 분석했다.

    향후 은행주의 추가적인 코리아 밸류업 지수 편입을 위해선 더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KB금융은 가장 높은 자본비율을 기반으로 지난해 가장 큰 규모 및 높은 비율의 주주환원을 시행하고 밸류업 공시를 전기업 처음으로 예고했으나 제외됐다"라며 "하나금융지주도 30%대의 환원율과 6% 내외의 배당수익률에도 불구하고 10월 밸류업 공시를 앞둔 채 제외됐다"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그러면서 "이들은 표창기업에 선정되면 내년 6월 편입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 또한 "지수 편입 여부와 무관하게 주주 환원에 적극적인 은행, 증권, 자동차 등 기존 밸류업 주력 업종에 대한 관심은 계속 높여가는 게 좋다"라며 "밸류업 지수의 본질이 주주환원에 있다"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