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주연합 올린 안건 모두 이사회 가결소액주주 '캐스팅보터'될 듯회사, 배당 증액 안건도 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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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그룹 경영권을 놓고 대주주연합(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임주현 한미약품그룹 부회장)과 임종윤 한미약품 사내이사·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형제) 간 지분 확보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지주사 한미사이언스의 임시주주총회 개최가 예고됐기 때문이다.27일 오전 10시 서울 송파구 한미타워에서 열린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대주주연합이 주주자격으로 올린 안건을 임시주총에서 그대로 다루기로 결정했다.대주주연합은 임시주총에서 이사회 구성원 수를 10명에서 11명으로 정관을 바꾸고 임주현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신동국 회장을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임종훈 대표와 송영숙 회장 등 이사진이 이사회 개최에 앞서 이른 시간 회사로 출근했으며 임종윤 이사는 유선상으로 이사회에 참석한 것으로 파악된다.현재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총 9명이다. 송영숙 회장(사내이사), 신유철·김용덕·곽태선 사외이사 등 대주주연합 측 4명과 임종훈 대표이사, 임종윤 사내이사, 권규찬·배보경 기타비상무이사, 사봉관 사외이사 등 형제 측 5명으로 구성돼 있다.임시주총에서 대주주연합이 올린 안건이 모두 통과한다면 대주주연합의 이사는 6명으로 형제측보다 우위에 서게 된다. 그렇게 되면 지난 5월 송영숙 회장을 대표이사에서 해임한 것과 마찬가지로 이사회 회의를 통해 임종훈 대표를 해임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대주주연합은 현재 한미사이언스 지분 48.13%를, 형제는 한미사이언스 29.07%를 각각 확보한 상황이다.대주주연합이 모든 안건을 통과시키려면 형제 측보다 2배 이상 많은 지분을 보유해야 한다.정관 변경은 상법상 특별결의사항이어서 주주총회에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의 주주가 출석하고 출석한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지분 확보 여하에 따라서는 정관 변경에 실패하고 신규 이사 1명만 이사회에 진입시키는 상황을 연출할 수도 있는 셈이다.이렇게 되면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대주주연합 측 이사 5명과 형제 측 이사 5명으로 구성돼 사실상 이사회 기능은 마비될 것으로 예상된다.지분 확보가 다급한 쪽은 대주주연합이다. 현 지분 구도상 형제 측의 2배에 못 미치고 있어서다.업계에서는 국민연금공단과 소액주주가 대주주연합을 지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국민연금공단은 지난 1월 경영권 분쟁이 발생한 이후 지속적으로 모녀를 지지했는데 지난 6월말 기준 한미사이언스 지분 5.53%를 보유하고 있다.지난 3월 정기주총에서 형제를 지지했던 소액주주연대는 모녀 측으로 기운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소액주주연대 플랫폼 '액트'에는 이날 기준 2.24%의 지분이 모였다.국민연금공단과 액트에 모인 소액주주연대가 모두 대주주연합을 지지한다면 55.9%에 이르지만 형제 측 지분율의 2배에는 여전히 미치지 못한다.반면 임종윤 이사 측은 친인척 4명이 우군으로 합류해 지분 32.13%를 확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1.21%의 지분만 더 모으면 대주주연합의 임시주총 안건을 모두 저지할 수도 있다.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임시주총 결과에 대해 신중한 시선을 보낸다.지난 2일 열린 한미약품 이사회에서 한미약품 대표이사 등극을 자신했던 임종윤 이사가 대표에 오르지 못하면서 형제를 지지했던 친인척 4명이 등을 돌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임종윤 이사는 당시 기자들과 만나 "이사 2명이 나와 뜻을 같이 하기로 했는데 결과적으로 나도 속았다"고 말한 바 있다.결국 소액주주가 임시주총의 키를 쥐고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지난 6월말 기준 소액주주가 보유한 한미사이언스 지분은 23.25%다.형제 측은 이를 의식해서인지 이날 이사회에서 배당 확대안을 제시했고 이를 임시주총 안건으로 상정한 것으로 전해졌다.한미사이언스 관계자는 "자본금과 이잉잉여금을 줄이고 이를 배당재원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했고 임시주총에서 다룰 예정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