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기기 기업 정체성 바꿀 것광물사업에 든 비용은 40억원 수준자산 감소는 세금 납부 및 차정학 전 대표의 부동산 매입 잔금 지급 영향경남제약 사옥만 수백억원 … 휴마시스와 시너지 방안 구상 중
  • ▲ 남궁견 회장. ⓒ 최영찬 기자
    ▲ 남궁견 회장. ⓒ 최영찬 기자
    코로나19는 진단기기 업체에 기회인 동시에 위기로 작용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국내외 진단기기 수요가 급증하면서 관련 업체 모두 외형과 내실이 크게 성장했다.

    하지만 엔데믹으로 전환한 이후에는 지속 성장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기업가치에 대한 위기감이 커졌고 신성장동력 확보는 물론 팬데믹 기간 급격히 증가한 소액주주와 갈등이 커지고 있다.

    휴마시스도 마찬가지의 상황에 놓여 있다.

    특히 지난해 2월 창업자 차정학 전 대표에서 아티스트코스메틱, 인스코, 인콘, 남산물산의 실질적 지배자인 남궁견 회장으로 최대주주가 변경되면서 진단기기 업체 정체성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남궁 회장을 놓고 산업 분야를 가리지 않고 위기에 놓인 기업들을 M&A(인수합병)한 뒤 되팔아 'M&A전문가'로 보기도 하지만 거쳐간 기업 중 주식시장에서 상장폐지된 곳도 많아 '기업사냥꾼'이라는 평가를 내리기도 한다. 

    극명한 평가가 오가는 데다가 최근 남궁 회장은 휴마시스의 미래먹거리로 2차전지 소재인 리튬 광산사업을 꼽아 주주들로부터 많은 우려의 시선을 받고 있다. 이에 뉴데일리는 남궁 회장을 만나 휴마시스의 미래에 대한 구상을 들어봤다.

    -진단기기 기업인 휴마시스가 이종산업인 광물사업을 하는 데 대해 우려가 큰데

    휴마시스를 처음 인수했을 때부터 진단기기 사업이 아닌 다른 사업으로 전환하는 것을 구상했다.

    예전에 주주들에게도 얘기했지만 코로나19가 끝난 진단기기 사업은 샴페인 잔이 깨진 것과 같은 상황이다.

    구체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헬스케어분야에만 국한하지 않았고 파괴력이 큰 게 필요하다고 판단해 다른 산업군까지 넓혀 고려했다. 향후 전기차 시장 성장을 고려했을 때 2차전지 소재, 특히 리튬 수요가 커질 것으로 봤다.

    10여년 전 석탄사업을 한 경험도 있어 리튬 광물사업에 대한 심리적 허들도 낮았다. 휴마시스에 광물사업 역량이 없다고 하지만 기술적인 부분이야 해당 전문가가 있으면 해결된다고 판단했다.

    광물사업을 하기로 결정한 이후에는 내부 인력 구조조정도 단행해 절반 이상으로 직원 수를 줄이며 비용 효율화에도 나서고 있다.(휴마시스 직원 수는 2022년 말 255명에서 지난 6월말 104명으로 59.2% 감소했다.)

    -그렇다면 휴마시스의 정체성에 변화가 있는 것인가

    맞다. 완전히 전환한다고 보면 된다. 다만 현재 주력사업은 진단기기 사업이고 여기서 얻는 매출도 100억원가량 되기 때문에 진단기기 사업 자체를 중단하는 것은 아니다.

    -정보를 얻기 힘든 아프리카 짐바브웨에서 광물사업을 하고 있는 데다 공개된 정보도 많지 않아 실체에 대한 주주들의 의구심도 크다

    법규상 내부정보를 공개하면 안돼 정보 공개 범위를 정하는 데 사실 어려움이 크다. 하지만 실체는 분명히 있다고 단언할 수 있다. 주주들이 직접 가보시거나 대사관을 통해서 확인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오랫동안 손발을 맞춰온 김성곤 휴마시스 대표를 포함해 국내에서 5명이 지난 8개월 동안 짐바브웨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현지 인원까지 포함하면 20명 안팎의 직원이 고생하고 있고 지금까지 광산 블록 20개를 매입해 놓은 상황이다.

    구상하고 있는 광물사업은 광산에서 리튬 원석을 1차 가공한 뒤 공급하는 것이다. 기술적으로 단순해 이러한 시설을 구축하는 데 많은 비용이 들지 않는다.

    -휴마시스 자산이 빠른 속도로 감소하고 있는 데 대해서도 주주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

    리튬 광구를 확보한 짐바브웨 마테베레렌드사우스주에는 창신그룹과 시노마인리소스그룹 등 이미 많은 중국 기업들이 진출해 있다. 그 덕분에 도로망과 전기 등의 인프라는 이미 구축돼 있다.

    지금까지 광물사업을 위해 쓴 돈은 40억원대 수준이다.

    세금 납부에 약 500억원, 차정학 전 대표가 회사 명의로 매입한 부동산의 잔금 명목으로 약 490억원을 쓰면서 자산이 줄어든 부분이 있다. 일부 주주들이 광산사업에 많은 돈을 쓰며 자산이 줄었다고 걱정하는 부분은 사실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다만 앞으로 본격적인 채굴 과정을 시작해야 해 투입될 비용은 늘어날 공산이 크다.

    -경남제약의 최대주주인 빌리언스(옛 블레이드엔터테인먼트) 인수 당시 너무 비싸게 산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당시 빌리언스를 인수할 때 경남제약에 더 주목했다. 스테디셀러 제품인 '레모나C'를 보유하고 있는 경남제약과 시너지를 높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 현재 준비 중인 게 있다.

    그리고 경남제약 사옥만 해도 수백억원을 호가하고 있어 인수비용이 비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휴마시스 소액주주연대는 빌리언스 인수 당시 주가는 800원을 넘지 못했는데 주당 3480원, 총 480억원을 들여 지나치게 고가에 인수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자사주 매입을 넘어 자사주 소각 등 주주가치 방안을 요구하고 있다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올 3월 3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취득하기도 했다. 일부 주주들은 자사주 소각까지 요구하고 있는데 자사주를 소각하더라도 주가는 반짝 오를 뿐 그 효과는 미미하다. 차라리 향후 M&A 등에 활용하는 게 기업가치 제고에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휴마시스는 지난해 4월 보통주 1주당 신주 3주를 부여하는 무상증자를 단행했으며 올 3월 자사주 300억원어치를 취득했다.)

    한편 지난 7월 김철 소액주주연대 대표가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에 임시주총 소집허가를 신청한 데 대해 법원은 이를 각하했다. 소액주주연대 측은 11월 초 기자회견을 통해 남궁 회장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 계획으로 알려졌다. 

    남궁 회장은 법원의 임시주총 소집허가 신청 각하 결정 이후 허위사실 유포 등의 혐의로 광진경찰서에 김 대표를 형사고소한 건도 취하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