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 업계 새 역사 쓸까 최종 공모가 3만4000원 확정…밴드 상단 21.43%↑매출 구조·평판 리스크 우려 지속…“유명세가 독”“국내서 구축한 브랜드 파워 기반 성장세 유지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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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요리 예능 ‘흑백요리사’에 출연해 인기를 끌었던 백종원 대표의 더본코리아가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이에 시장에서는 더본코리아가 IPO(기업공개) 시장에서 오랜 부진을 겪은 F&B(식음료) 프랜차이즈업에 활력을 불어넣을지 주목하고 있다.

    최근 15년간 할리스에프앤비(할리스커피), 대산F&B(미스터피자) 등 다수의 F&B 프랜차이즈 기업이 상장했으나, 대부분 상장폐지되거나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현재 남아 있는 종목은 교촌에프앤비가 유일하다. 그러나 교촌에프앤비 역시 공모가였던 1만2300원에 못 미치는 1만원 안팎의 주가를 유지하고 있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더본코리아가 지난 18일부터 24일까지 5일간 진행한 이번 수요예측에는 국내외 2216개 기관이 참여해 경쟁률 734.67대 1을 기록했다. 특히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의 99.73%가 희망 밴드(2만3000~2만8000원) 상단·상단을 초과한 가격으로 주문해 최종 공모가는 3만4000원으로 확정했다. 확정 공모가 기준 총공모 금액은 1020억원, 상장 후 시가총액은 4918억원 수준이다.

    앞서 더본코리아는 ▲CJ씨푸드 ▲대상 ▲풀무원 ▲신세계푸드 등 4개사를 비교 기업으로 선정했다. 이들 기업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 15.78배를 적용해 주당 평가액 3만465원을 산출했다. 주당 평가액에 할인율 8.09%~24.50%를 적용, 희망 공모가 범위가 결정됐다.

    더본코리아의 총공모주식 수는 300만주다. 이중 우리사주조합에 배정된 60만주(공모주의 20%)를 제외한 240만주가 일반 공모로 투자자들에게 팔린다.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은 오는 28~29일 진행되며 내달 6일 코스피에 입성할 예정이다. 상장 주관사는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맡았다.

    시장에서는 이번 수요예측 흥행을 두고 백 대표가 심사위원을 맡은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의 인기가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흑백요리사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백 대표의 인지도와 더본코리아의 IPO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백 대표의 높은 인지도가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성현동 KB증권 연구원은 “백 대표의 높은 인지도가 브랜드 홍보 차원에서는 강점인 동시에 평판 리스크가 공존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더본코리아는 빽다방, 홍콩반점, 새마을식당, 한신포차, 역전우동 등 25개 외식 프랜차이즈 기반의 ‘외식사업’과 HMR, 가공식품, 소스 등 다양한 제품을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유통사업’, 제주도의 더본호텔을 통한 ‘호텔사업’을 영위 중이다.

    이 중 특정 브랜드에 매출 비중이 쏠려있는 점도 투자 리스크로 지적받고 있다. 더본코리아는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액 2213억원, 영업이익 158억원을 냈는데, 이 중 가맹사업의 매출이 1771억원으로 전체 83.80%를 차지했다. 가맹사업 중 ‘빽다방’ 매출 비중이 37.3%로 가장 컸으며 ‘홍콩반점0410’의 매출 비중은 12.7%로 두 브랜드의 매출이 전체 50%에 달했다. 특히 빽다방의 경우 지난 2021년 이후 매년 200개 이상 매장을 늘리고 있지만, 저가 커피 브랜드 4개 가운데 점유율이 18.9%로 3위에 그친다.

    한유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더본코리아의 최근 3년간의 고속 성장에는 빽다방의 기여도가 높았을 것”이라며 “경쟁사 대비 여전히 가맹점 수는 적은 편이지만,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의 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성장 둔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짚었다.

    더본코리아 측에서도 “더본코리아의 외식 가맹사업 매출은 전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며 “가맹사업 외 사업 부문 실적이 악화해 가맹사업에 대한 의존성이 더욱 높아질 경우 더본코리아의 영업 실적은 외식 산업 및 가맹 업황 변동에 취약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영업 실적은 특정 주요 브랜드 실적에 일정 부분 의존성을 띠고 있으며 향후 재무성과·실적 성장성은 이러한 특정 브랜드 실적에 다소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정 외식 업종에 대한 시장 분위기 악화, 외식 산업 내 소비자 선호도 변화 및 예측할 수 없는 사유로 인한 브랜드 이미지 훼손으로 특정 브랜드 실적이 악화될 경우 영업 성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더본코리아는 여전히 탄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한 연구원은 “더본코리아의 전략은 멀티브랜딩으로 그간 더본코리아가 국내에서 구축한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기반으로 상장 후에도 소형화된 신규 브랜드를 계속해 런칭할 계획”이라며 “현재 수준에서 수익성 개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판단되나 브랜드 수평 확장으로 안정적인 외형 및 이익 성장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더본코리아는 현재 글로벌 14개국에서 149개의 직가맹점을 운영하고 있는데, 그간 개별프랜차이즈 형태로 해외 진출을 진행하였으나 속도감 있는 진행을 위해 현재는 마스터프랜차이즈 형태로 전략을 변경했다”며 “빠르면 2025년 말부터 변경된 전략 하에 가속화된 신규 출점 성과를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