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도, 평수도 더 높은데" … 220억 나인원한남, 아크로리버파크 보다 세금 덜 냈다

거래량이 적은 부동산은 상속·증여세 과세기준을 기준시가로 정하는 현행제도 탓에 초고가 대형평형 부동산이 거래가 활발한 중형아파트보다 세금을 오히려 덜 낸다는 지적이 나왔다.

2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국세청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실거래가 상위아파트 10곳 시세와 기준시가간 괴리율은 최대 6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컨대 서울 용산구 한남동 '나인원한남' 전용 273㎡ 주택은 실거래가가 최고 220억원에 달하지만 기준시가는 86억원에 불과해 괴리율이 60.9%에 달했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235㎡는 실거래가 180억원이지만 기준시가는 75억원으로 형성돼 괴리율이 58.3%였다.

또한 서울 성수동 '아크로서울포레스트' 198㎡는 실거래가 145억원, 기준시가 59억원으로 괴리율이 59.3%로 조사됐다.

이밖에 한남동 '한남더힐' 240㎡는 실거래가 120억·기준시가 67억원으로 괴리율이 44.2%,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245㎡는 실거래가 115억·기준시가 57억원으로 50.4%였다.

상위 10곳중 가장 괴리율이 낮은 '청담 PH129' 274㎡는 실거래가 103억원, 기준시가 72억원으로 괴리율이 30.1%를 나타냈다.

문제는 이런 초고가 아파트나 단독주택 경우 거래빈도가 낮고 개별적 특성이 강한 탓에 시가 산정이 어려워 시세보다 낮은 기준시가(통상 시가 60% 수준)로 재산을 평가해 신고한다는 것이다.

박수영 의원은 "국토교통부 공개시스템을 이용해 유사재산 실거래가를 추정할 수 있지만 초고가 부동산 경우 층수·전망·남향여부 등 객관적 가치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다르면 같은 금액으로 과세할 수 없다"며 "이 때문에 거래가 활발한 중형아파트가 세금을 더 내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의원실이 분석한 결과 거래가 활발하지 않은 '타워팰리스' 223.6㎡ 경우 기준시가 37억원으로 과세하면 증여세는 13억7000만원으로 추산된다.

반면 '트리마제' 84㎡는 기준시가가 25억원이지만 시가(40억원)로 과세하면 증여세는 15억2000만원이다.

'래미안퍼스티지' 84㎡도 시가 43억원(기준시가 25억원)을 기준으로 하면 증여세로 16억7000만원이 부과된다.

박 의원은 "고급 단독주택은 비교대상 물건이 없어 실거래가가 아닌 기준시가 신고비율이 높다"며 "실거래가 산정을 위해 국세청 부동산감정평가사업을 더 확대하고 과세형평을 제고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