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 추가 관세 부과" 트럼프 관세전쟁에 구리값도 고공행진'메리츠 레버리지 구리선물 ETN' 등 일주일 새 두 자릿수 수익률관세전쟁·AI 수요 지속…구리값 추가 상승세 전망
  •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각) 미 워싱턴 D.C. 백악관 집무실에서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 관세 부과에 관한 포고문에 서명한 후 이를 들어 보이고 있다. 250211 AP/뉴시스. ⓒ뉴시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각) 미 워싱턴 D.C. 백악관 집무실에서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 관세 부과에 관한 포고문에 서명한 후 이를 들어 보이고 있다. 250211 AP/뉴시스.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언한 관세 부과 시행을 앞두고 구리값도 빠르게 오르고 있다. 최근 금값에 이어 은값까지 치솟으면서 상대적으로 주목도가 낮았던 구리 가격도 동반 상승세를 탄 모습이다. 이에 덩달아 구리 관련 레버리지 상장지수증권(ETN)도 상승하며 두 자릿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간 구릿값 상승률의 두 배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메리츠 레버리지 구리선물 ETN(H)'(14.54%), 'KB 레버리지 구리선물 ETN(H)'(14.39%), '삼성 레버리지 구리선물 ETN(H)'(14.06%) 등은 14% 넘는 수익률을 보였다. 

    같은 기간 '신한 레버리지 구리선물 ETN'(13.72%), 'N2 레버리지 구리선물 ETN(H)'(13.63%), '한투 레버리지 구리선물 ETN'(13.60%) 등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신한 구리선물 ETN(H)'과 '삼성 구리선물 ETN(H)'도 각각 7.54%, 6.88%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전쟁으로 인해 구리값이 크게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3월물 구리 선물 가격은 지난 14일 한때 파운드당 4.8달러 수준까지 치솟았다. 구리 가격이 4.8달러 선을 돌파한 건 지난해 5월 이후 처음이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도 구리 현물 가격이 지난 16일(현지시각) t당 9500달러 수준으로 올라 약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미국 내 트레이더들이 관세 발효 전에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전례 없는 프리미엄을 지불하면서 생긴 현상이다.

    트럼프 집권 이후 투자자들은 잠재적 관세 영향을 반영하며 COMEX 구리 가격에 프리미엄을 붙여왔다. 

    일반적으로 COMEX와 LME 간 가격 차이는 250~500달러 수준이었지만 이달 들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리스크가 부각되자 구리 가격은 지난달 말보다 9% 가까이 상승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 "모든 철강·알루미늄 수입품에 기존 금속 관세에 더해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수요 증가보다는 상대적으로 구리 공급이 부족한 미국 시장의 구리 선물 가격이 올랐다는 분석이다. 

    옥지회 삼성선물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부과를 발표하기 전에 재고를 확보하려는 미국의 수요가 늘어난 데다 잠재적인 국내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비철 가격이 상승하게 됐다"고 밝혔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리스크로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확산되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커지자 금과 은값에 이어 구리까지 치솟는 추세다. 

    시중에서는 골드바 품귀 현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금값 상승에 따른 풍선효과로 실버바까지 수급난에 직면해 있다. 

    앞서 지난 12일 한국조폐공사가 상당수 은행에 골드바 공급을 중단한다고 통보한 데 이어 한국금거래소도 실버바 공급이 불가능하다고 밝혀 귀금속 시장의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 

    조폐공사는 4월 말까지, 한국금거래소는 3월 말까지 각각 거래 중단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가에선 트럼프발(發) 관세전쟁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추가적인 구리 가격의 상승세를 점치고 있다. 

    최근 미국과 유럽의 노후 전력망 교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증가 등에 따른 구리 수요가 늘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구리 선물가격은 현물가격 대비 높은 수준이 꾸준하게 유지되고 있다"며 "최근 미국의 관세부과에 따른 원자재 선확보 현상이 두드러짐에 따라 당분간 구리가격 상승세는 이어질 전망"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