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맥주, 8개월만에 유상증자 성공… 대상자만 4번 교체한울반도체, 제주맥주 지분 24.2% 확보한 최대주주로지연되는 전환사채 발행, 에이지에프 인수대금 납입 과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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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맥주의 최대주주가 반도체 장비기업인 한울반도체로 변경됐다. 지난 3월 문혁기 제주맥주 창업자가 제주맥주를 자동차 정비기업 더블에이치엠에 매각한지 7개월 만에 다시 최대주주가 변경된 것.그동안 투자금 유치에 어려움을 겪던 제주맥주 입장에서는 한울반도체의 등장으로 숨통이 트였지만 불확실성은 아직 여전하다. 냉동김밥 기업 인수합병 잔금 납입, 전환사채 발행 등이 여전히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적자 해소도 남은 과제다.2일 제주맥주에 따르면 회사는 최근 100억원 규모의 제3자 유상증자를 통해 최대주주가 한울반도체로 변경됐다.이 유상증자는 지난 3월 더블에이치앰이 제주맥주를 인수한 직후부터 추진돼 오던 것이다. 하지만 투자자 유치에 고초를 겪으면서 제3자 배정 대상자가 번번이 바뀌어왔다.처음에 예정됐던 지와이투자조합의 유상증자 납입일이 계속 지연되면서 지난 8월 제2자 배정 대상자가 코리아인베스트1호투자조합으로 변경됐지만 이마저 납입이 지연됐고 지난 10월 샤를고바조합1호로 다시 변경됐다. 한울반도체가 유상증자 배정 대상자로 등장한 것은 네번째다.이로서 제주맥주는 유상증자 추진 8개월만에 자금조달에 성공하게 됐다.한울반도체는 이번 유상증자로 제주맥주의 신주 379만0751주를 받아 지분 24.20%를 확보했다. 기존 최대주주였던 더블에이치엠은 지분 6.89%로 2대주주가 됐다. 임시주주총회 개최를 통한 한울반도체의 경영참여도 본격화됐다.한울반도체 측의 이창환 한울반도체 경영전략실장과 김용식 빛과전자 사외이사가 각각 제주맥주 사내이사로 발탁됐고 김구경주 전 메릴랜드 교육 공무원이 사외이사로 선임됐다.다만 제주맥주의 유상증자 성공에도 불확실성은 여전하다.제주맥주가 지난 3월 발행한 2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 역시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발행 대상자였던 수옹투자조합의 납입이 지연되면서 태산투자조합으로 변경됐고 다시 투에이치엔비투자조합으로 바뀌었다. 발행금액도 예정했던 20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낮췄지만 현재까지도 납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이 때문에 최근 유상증자는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진행됐음에도 사실상 타법인 증권 취득 자금으로 활용될 예정이다.제주맥주가 지난 7월 인수한 냉동김밥 전문기업 에이지에프의 인수대금 납입이 수개월간 지연돼 왔기 때문이다. 제주맥주는 당초 7월 입금할 예정이었던 2차 투자금 40억원을 수차례 연기한 끝에 오는 16일까지 납부하기로 연기한 상태다.제주맥주 관계자는 “일단 유상증자 관련 자금으로 에이지에프 인수대금을 납입하게 될 예정이어서 용도변경 관련 준비를 하고 있다”며 “납입 지연에 따른 불성실 공시법인 지정 리스크를 피하게 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이 때문에 투자금 유입에도 불구하고 제주맥주의 과제는 여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제주맥주는 지난 3분기 누계 영업손실이 30억원에 달한다. 전년 같은 기간의 93억원보다는 크게 개선됐지만 누계 매출 역시 165억원에서 145억원으로 감소한 상황이다.공교롭게도 한울반도체 역시 3분기 누계 영업손실 2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적자전환 한 상황. 한울반도체는 이번 제주맥주 지분 인수를 위해 10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를 발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