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DEX 레버리지’에 뭉칫돈…1주일간 1300억원어치 사들여외국인, 국내 증시 이탈 현상 지속…인버스 상품만 순매수세“코스피, 단기 지수 변동성 확대 불가피…신중한 접근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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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국내 증시가 비상계엄 선포·해제 사태에 따른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횡보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은 향후 반등에 대한 기대감으로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저가 매수에 나섰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5일 기준 개인투자자들은 국내 ETF 시장에서 최근 일주일 동안 5857억원을 순매수했다. 국내 증시에서 3911억원어치를 팔아치운 모습과는 대조된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413억원, 4796억원을 순매도했다.

    이 기간 개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레버리지’ ETF로 약 1308억원을 순매수했다. 해당 상품은 매일 ‘KOSPI200’ 지수의 일별 수익률을 2배씩 추적하는 국내 최초 레버리지형 ETF다. 다만, 수익률은 4.67% 하락했다.

    이 밖에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도 693억원어치를 사들였고 ‘KODEX 200(346억원)’, ‘TIGER 200(173억원)’ 등도 순매수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KODEX 200선물인버스2X’와 ‘KODEX 인버스’는 각각 387억원, 21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개인들은 지난 3~4일 비상계엄령 선포·해제 사태로 국내 증시가 하락 국면을 맞자 저가 매수를 노리고 뛰어들었다. 실제 증권가에서는 이번 사건으로 증시 하락 폭이 확대될 경우 저가 매수 기회가 될 것으로 조언하기도 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재 코스피의 밸류에이션 레벨은 이익 부진, 트럼프 리스크, 매크로 불안 등 예상 가능한 악재들을 상당 부분 반영해 놓은 상태”라며 “탄핵 정국 불확실성이 유발하는 변동성 출현 시 저가 매수에 나서는 전략이 현실적”이라고 진단했다.

    나정환,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도 “단기적으로 외국인 투자자가 한국 주식시장에서 이탈하면서 주가가 급락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지만, 해당 이슈가 빠르게 해소됐다는 점에서 주가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면서 “이번 이슈가 한국 주식시장의 펀더멘털 변화 요인이 아니라는 점에서 주가가 급락할 시 매수 대응이 유효하다”고 밝혔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개인과 상반된 행보를 보였다. 이들은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를 44억원 순매수했으며 ‘KODEX 인버스’도 26억원어치를 사들였다.

    또한 외인들의 국내 증시 이탈 현상은 ETF 시장에서도 드러났는데, 최근 1주일간 ‘TIGER MSCI Korea TR’ ETF를 2784억원어치나 팔아치웠고 ‘KODEX 레버리지(188억원)’, ‘KODEX 200선물인버스2X(49억원)’,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40억원)’, ‘TIGER 코리아밸류업(35억원)’ 등도 대거 순매도했다.

    기관투자자의 경우 ‘TIGER MSCI Korea TR’을 2783억원 순매수했고 ‘KODEX 200선물인버스2X’도 405억원어치를 사들였지만, ‘KODEX 레버리지(1231억원)’,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673억원)’, ‘KODEX 200(285억원)’ 등을 팔아치우는 등 혼조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현재 국내 주식시장은 단기 변동성 확대 국면으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국내 정치적 불안은 내년 1분기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있으며 국내 수출 증가율, 코스피 영업이익 추정치까지 하향 조정되고 있어 펀더멘탈도 약한 상황”이라며 “미국 변동성(VIX)지수가 13p로 경험적 하단에 근접해 있어 미국 증시도 변동성 확대 국면으로 진입할 가능성이 높아 보이며 단기적으로 보면 대내외적으로 지수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비상계엄의 선포와 해제, 그리고 그 과정에서 급물살을 탄 대통령 탄핵 정국 등 정치 리스크는 외국인을 중심으로 투매 후 짙은 관망세를 보이기 때문에 단기 하방 요인으로 작용한다”며 “단기 투매 소화 후에는 펀더멘털이 중요하나, 코스피 이익 추정치 하향 등 녹록치 않은 상황으로 탄핵 정국에서 사업 연속성 관련 의구심이 대두되는 업종과 사회 혼란 장기화에 대비해 소비자심리 둔화에 따른 피해가 예상되는 내수 업종에 대해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