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불확실성에 투자 심리 위축·정책 추진도 표류방산 등 尹 정부 정책 수혜 섹터 줄줄이 하락 가능성
  • ▲ 코스피·코스닥 하락, 원/달러 환율 상승 ⓒ연합뉴스
    ▲ 코스피·코스닥 하락, 원/달러 환율 상승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부결됐지만 증시 불안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야당의 탄핵 재추진 등 정치적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투자자들의 불안심리를 키우고 정책 추진도 표류하면서 혼란이 가중될 수 있기 때문이다. 

    7일 국회에 따르면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은 의결정족수 200명을 채우지 못해 본회의에서 폐기됐다. 여당인 국민의힘이 당론으로 탄핵 반대 입장을 고수하면서 투표 불성립으로 최종 폐기 처리되면서 여당은 계엄 사태에 따른 후폭풍을 수습할 시간을 벌게 됐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야당은 11일이 되면 즉각 임시 국회를 열어 탄핵을 재추진하겠다고 밝힌터라 탄핵 정국에 따른 정치적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할 전망이다. 

    우선 정치적 불안이 해소되기 전에는 증시가 방향을 잡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탄핵 정국이 지속될 경우 투자자들의 불안심리를 키울 수 있는 데다 주요 정책도 발목이 잡혀 증시 혼란이 가중될 수 밖에 없다는 게 증권가의 시각이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다 보니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모른다는 불안심리가 커질 것으로 본다"며 "여기에 장중 환율과 금리가 서로 영향을 주면서 악순환하고 있는 것도 증시 약세의 이유 중 하나이다"라고 분석했다.

    밸류업 프로그램을 비롯해 대왕고래 프로젝트, 체코 원전 수주 등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굵직한 국정과제와 정부 정책 기능이 표류할 가능성이 큰 만큼 관련주들의 낙폭도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 밸류업 기대감으로 급등세를 맞았던 ‘KRX 방송통신’과 ‘KRX 300 금융’ 지수는 최근 일주일 동안 각각 5.27%, 4.89% 하락했고 현 정부가 정책 지원을 강조했던 방산·원전 관련주들의 주가도 줄줄이 하락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야당의 대통령 탄핵 움직임 등을 고려할 때 정치 불안이 조기에 마무리되기 쉽지 않아 보인다"며 "국내 정치 불안의 장기화는 궁극적으로 내수 부진현상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 경기의 하방 압력을 더욱 가중시킬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문제는 탄핵 정국이 멈추지 않고 당분간 지속되는 상황에서 미국 트럼프 2기 정부가 가져올 정책 불확실성과 국내 주요 기업들의 재무 상황도 악화하는 시점에 국내 증시에 대한 투자심리를 되살릴 동력을 찾기란 쉽지 않다는 점이다. 

    반면, 과거 사례를 살펴봤을 때 탄핵 국면만 해소되면 증시는 빠르게 반등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또 중장기 관점에서는 추가 하락 시 저가 매수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는 증권가의 조언도 나온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지난 2004년 3월 12일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안 가결 당시 코스피는 848.80으로 전일 대비 2.43% 하락한 가운데, 원·달러 환율은 11원 상했고 국고채(3년)금리는 3.0bp 상승했다. 하지만, 5월 14일 헌법재판소의 탄핵소추안을 기각 후 코스피는 이틀 만에 반등했다.

    지난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에는 이미 정치적 혼란이 장기간 지속됐고 예측가능한 탄핵이어서 시장 충격도 제한적이었다. 또 대외적으로 2016년 말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과 관련 이슈가 금융시장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내부 정치적인 변수의 영향력은 상대적으로 제한됐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재 코스피의 밸류에이션 레벨은 이익 부진, 트럼프 리스크, 매크로 불안 등 예상 가능한 악재들을 상당 부분 반영해 놓은 상태인 만큼 탄핵 정국 불확실성이 유발하는 변동성 출현 시 저가 매수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