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 탄핵 정국 예고… 정치적 불안 속 외교 경쟁력 약화 불가피이번 사태로 해외서 韓 대외 신인도 훼손…방산 수출 일정 차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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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해제와 뒤이은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 및 부결 등 연이은 정국 혼란의 여파가 국내 수출 기업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아울러 향후 무한 탄핵 정국으로 발생할 경제‧외교 공백은 국내 기업들의 수출길에도 악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방산업계는 이번 사태 때문에 성장기를 맞은 이른바 'K-방산'의 수출길에 차질이 생길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8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지난 4일 사디르 자파로프 키르기스스탄공화국 대통령은 경남 사천에 위치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 방문하려던 일정을 전격 취소했다. 

    당초 자파로프 대통령은 KAI를 방문해 한국형 기동헬기(KUH) 시험 비행과 생산 현장을 둘러볼 계획이었다.

    앞서 지난 3일 양국 간 관계를 '포괄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는 정상회담을 가진 이후 KAI에 방문하기로 한 일정이라 의미가 컸지만, 같은 날 밤 비상계엄이 선포되자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귀국했다. 

    이밖에 최근까지 해외 군 관계자들이 앞다퉈 함정 건조 현장을 찾았던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도 당분간 해외 군 관계자들이 방문 일정은 없다고 밝혔다.

    통상 방산 수출은 통상 G2G(정부 간 거래)로 진행된다. 이런 이유로 주요 방산 수출국들은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방산 수출을 지원한다. 이에 양국 간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는 게 방산업체 측의 설명이다.

    한 방산업계 관계자는 "이번 계엄 선포 사태로 해외에서 한국의 대외 신인도가 훼손된 만큼 방산 수출에 악영향을 피하긴 어려울 것 같다"라고 전망했다.

    실제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발표 이후 대부분 외교 활동이 중단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한국과 카자흐스탄 국방장관회담은 전격 취소됐으며, 스웨덴 총리와 국방장관의 방한 일정도 연기됐다. 일본 총리의 내년 1월 방한 일정도 보류됐다.

    국방정책을 컨트롤하는 김용현 국방부 장관은 비상계엄 해제 직후 사직안이 재가돼 현재 장관 공석인 상황이다. 최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은 동아시아 방문 계획에서 한국을 포함하지 않았는데, 이 역시 최근 국내 정국 혼란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또 다른 방산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방산 외교가 멈추면서 우리 방산 상품을 홍보하거나 계약을 추진하는 일정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라고 우려했다.

    한편 국내 주요 방산업체들의 수주 잔액은 80조 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 중이다. 

    실제 지난 3분기 말 기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지상 방산 부문 수주 잔고는 29조9418억 원을 기록했다. 이어 KAI 22조4000억 원, LIG넥스원 18조3904억 원, 한화시스템 7조9236억 원, 현대로템 4조4755억 원 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