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해지건수 16건→18건…코로나19시절 8건 보다 2배↑해약공사금 5조520억…해외수주도 줄줄이 축소 및 해지10대건설사 총 미수금 17조6370억원…1년만 4.2% 급증
  • ▲ 서울 시내 한 아파트 건설현장ⓒ연합뉴스
    ▲ 서울 시내 한 아파트 건설현장ⓒ연합뉴스
    건설사들이 벼랑끝에 내몰리고 있다. 경기침체로 계약해지 건수는 계속 늘어난 반면 미수금까지 증가하고 있어서다. 문제는 국내외 불확실성으로 해외수주에 대한 계약축소 및 해지 사례가 발생하면서 재무상황이 극한으로 내몰리고 있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종합해 보면 이날까지 건설사들이 공시한 '단일판매 및 공급계약해지' 건수는 총 18건으로 지난해말 16건에 비해 2건 늘었다. 이는 코로나19로 경기에 직격탄을 맞았던 2020년과 2021년 계약해지 건수인 8건씩과 비교해도 2배가량 늘어난 수치다. 

    심지어 연말까지 20일 넘게 남아있는 만큼 계약해지 건수는 보다 증가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점쳐진다. 

    대표적 계약해지 건을 살펴보면 대우건설은 지난달 '광주 경안2지구 도시개발사업' 도급계약을 상호합의하에 해지했다. 해지금액은 3623억703만원으로 지난해말 연결기준 매출액 11조6478억원의 3.11%에 해당하는 수치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 10월 '방화6 재정비촉진구역 주택재건축정비사업'을 해약했다. 해약금은 2197억9500만원으로 이는 지난해말 연결기준 HDC현대산업개발 매출액인 4조2164억원의 5.2%에 달한다. 

    HDC현대산업개발은 해당조합과 공사비 문제로 다툼을 벌여왔고 이로 인해 조합측에서 계약해지를 일방적으로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DL이앤씨도 지난 7월 '인천 영종하늘도시 공동주택개발사업' 계약을 파기했다. 공사액은 3962억원으로 DL이앤씨 지난해 매출액인 7조9910억원의 4.96%에 해당하는 액수다. 

    이외에도 △HDC현산 '안성 가유지구 물류센터 신축공사' △태영건설 '세운재정비촉진지구 5-3구역 개발사업 신축공사' △삼부토건 'GREBOX 평택 물류센터 신축공사' △서희건설 '인천강화2 지역주택조합 아파트 신축공사' △이화공영 'GRINERGY 여주공장 신축공사' △일성건설 '도화4구역주택재개발정비사업' △태영건설 '부산시 연제구 삼보아파트 가로주택정비사업' 등이 있다.

    올들어 국내건설사가 국내외에서 계약해지한 공사금액은 총 5조520억원으로 지난해 3조2469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지난 2022년 △HDC현대산업개발 △계룡건설산업 △코오롱글로벌 △아이에스동서 △HL D&I 한라 등에서 발생한 3조2039억원과 비교해선 1조8481억원 늘었다.
  • ▲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연합뉴스
    ▲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연합뉴스
    문제는 해외수주건에서도 계약축소 및 해지사례가 늘어나고 미수금이 증가하고 있는 점이다. 

    삼성E&A는 2020년 1월 알제리에서 수주한 1조9372억원 규모 정유프로젝트 공사건에 대해 계약해지 통보를 받았다. 삼성E&A는 해지 주요사유를 계약조건 변경 협의결렬로 인한 발주처의 계약해지 통보라고 밝혔다. 공사비 상승으로 수지를 맞추기 힘들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현대건설은 작년 6월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와 계약한 '아미랄 석유화학플랜트패키지 1-4 프로젝트' 계약금액이 기존 3조2759억원에서 3조777억원으로 2000억원 감액됐다. 

    대우건설도 2022년 투르크메니스탄 화학공사와 '암모니아 요소 비료 공장 및 인산 비료공장'을 짓는 협약을 체결했는데 당초 3조원 이상이 예상됐던 수주액은 1조원 수준으로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건설사들은 미수금 규모도 지난해 말보다 증가해 재무상황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금융감독원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3분기 기준 국내 시공능력평가 10위권 건설사중 공사미수금·분양미수금·매출채권 등으로 미수금 항목을 명확하게 공개한 9개건설사 미수금액은 17조637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말 16조9336억원 보다 4.2% 증가한 액수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내년에도 국내외 건설경기가 어렵다고 예상되는 만큼 갑자기 공사물량이 몇 배 늘어날 가능성은 적다"면서도 "수주 중심으로 돌아가는 사업의 경우 꾸준하게 목표한 지역에서 경쟁력 확보와 사업 발굴 등을 지속해야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