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텐, 티메프 정산금 미지급 사태… 피해액만 1조원쿠팡 매출 40조 시대 열릴까… 사상 최대 과징금 받기도이커머스의 위기, 연이은 사옥이전… 수익성 챙기기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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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이커머스 시장은 전례 없이 뜨거운 한 해였다. 쿠팡의 폭발적 성장세가 이어지는 한편, 중국 이커머스(C커머스)의 약진이 이어졌다. 반면 최근 몇 년간 국내 이커머스 업체를 잇따라 인수해온 큐텐이 한 순간에 몰락하는 전례 없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동시에 성장세가 꺾인 홈쇼핑 업계에서는 TV를 벗어나 라이브커머스 등으로 경쟁력을 키워가는 시기였다. 그야말로 격동의 시기를 겪은 이커머스, 홈쇼핑 시장의 2024년 10대 뉴스를 꼽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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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큐텐 제국의 몰락… 티메프 정산금 미지급 사태올해 이커머스 시장 최대 이슈는 큐텐 제국의 몰락이었다. 큐텐이 인수한 국내 이커머스 티몬, 위메프, 인터파크커머스는 지난 7월 협력사 정산금 지급을 순차적으로 지연하기 시작한 것이 사건의 시작이었다. 결과적으로 카드결제가 막히면서 이들 플랫폼은 영업이 중단됐다.당시 협력사들의 피해금액만 1조원으로 추산됐을 정도. 이로 인해 영세 판매자들이 줄도산도 이어졌다. 현재 티몬과 위메프, 인터파크커머스는 모두 법정관리로 들어간 상황이지만 이들에게 적절한 배상은 아직까지 요원하기만 하다. 소비자의 피해도 적지 않았다. 상당수 피해자는 환불을 위해 티메프 본사를 방문했을 정도. 이번 티메프 사태는 이커머스의 신뢰와 적자경영에 대한 신뢰에 적지 않은 상처를 입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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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팡의 진격… 연매출 40조 기대감티메프의 몰락의 한편에서 쿠팡은 1강 체제를 분명히 하는 중이다. 3분기 매출만 10조6900억원으로 사상 최대 금액을 경신한 것.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한 규모다. 이에 따른 연 매출 40조원 시대도 가시화되는 중이다. 이는 유통업계 성장이 꺾이고 이커머스 매출이 마이너스 성장하는 과정에서 거의 독보적인 성장세다.특히 지난 3분기 쿠팡의 유료 회원제 와우멤버십의 가격을 4990원에서 7890원으로 58% 인상했음에도 견고한 성장을 이뤘다는 점에서 업계에 준 충격은 적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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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격화된 멤버십 경쟁 ‘탈팡’ 잡아라이커머스 업계에게 있어 지난 3분기는 그야말로 ‘멤버십 대전’이 이뤄지던 시기였다. 쿠팡 와우멤버십의 가격인상에 따른 ‘탈팡’ 수요를 노린 전략이었다. 지마켓의 G마켓과 옥션은 유료멤버십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에 대해 연회비 84%를 할인하고 가입기간도 1년 연장 프로모션을 했다. SSG닷컴도 신규 멤버십 ‘신세계유니버스 쓱배송클럽’을 론칭하고 연회비 3만원을 1만원으로 낮추는 프로모션을 진행했다.컬리 역시 유료멤버십 ‘컬리멤버스’를 내놓고 대대적 프로모션을 진행한 바 있다. 이번 멤버십 경쟁에서 이커머스 업계는 저마다 유료 멤버십 라인업을 갖추게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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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팡, 유통업계 사상 최대 공정위 과징금쿠팡의 승승장구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쿠팡은 지난 6월 자체 브랜드(PB) 상품을 우대하기 위해 알고리즘을 조작하고, 임직원을 동원해 제품 후기를 작성하게 했다며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총 14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 받았다. 여기에 최종 의결에서는 200억원이 추가돼 과징금만 무려 1628억원이 됐다. 이는 유통업계 사상 최대 규모다.쿠팡은 반발하고 나섰다. 자사의 경쟁력이 ‘상품 추천’에서 나오고, 이는 유통업의 본질이라는 입장이다. 쿠팡은 즉시 행정소송에 나선 상황이다. 이는 내년까지 장기화 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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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커머스, ‘비용 아껴라’ 사옥이전 부터 희망퇴직까지이커머스 업계에서는 적자를 줄이기 위한 몸부림이 본격화 됐다. 쿠팡의 승승장구의 다른 면에서 국내 이커머스의 매출 감소와 누적 적자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보다 저렴한 임대료를 찾아 사옥 이전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11번가가 지난 9월 서울스퀘어에서 광명 유플래닛타워로 사옥을 이전했고 롯데온은 7월 롯데월드타워를 떠나 강남 테헤란로로 자리를 옮겼다. SSG닷컴도 내년 2월 강남 ‘센터필드’를 떠나 영등포로 사옥을 이전할 예정이다.동시에 비용 절감을 위한 희망퇴직도 이뤄졌다. 올해 롯데온과 SSG닷컴, 지마켓, 11번가 등이 일제히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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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SG닷컴, CJ대한통운에 물류 넘겼다쿠팡의 진격에 물류에 대한 투자를 줄이거나 다른 물류사와 협업하는 길도 본격적으로 모색됐다. SSG닷컴은 지난 6월 CJ-신세계 사업제휴 합의서 체결을 통해 보유하고 있는 물류센터 네오(NEO) 상당 부분을 CJ대한통운에 넘기기로 했다.김포NEO 두 곳과 오포 첨단 물류센터를 CJ대한통운에 단계적으로 이관한 뒤 향후 매각 가능성까지 열어뒀다. 이번 협약을 통해 이달부터는 충청권, 경기남부권에 새벽배송 서비스도 시작됐다. 이는 물류센타 투자만으로 쿠팡에 맞서기 힘든 이커머스 업계에 대안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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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품질 논란에도 C커머스의 진격이커머스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는 와중에 C커머스의 약진은 지속됐다.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가 초저가 시장을 필두로 국내 시장 공략을 지속하면서 고물가 시대의 대안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 특히 알리익스프레스는 유해물질 및 품질 논란에도 불구하고 현재 C커머스는 쿠팡 다음으로 접속자가 많은 이커머스로 자리잡았다.10월 기준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 11월 종합몰 앱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에서 알리익스프레스는 전달 905만명에서 6.9% 증가한 968만명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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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도 아군도 없다… 쿠팡-CJ·LG 화해C커머스의 공세가 이어지면서 쿠팡도 적지 않은 위기감을 느꼈다. 쿠팡과 갈등을 빚은 이후 아예 거래가 끊겼던 CJ제일제당과 LG생활건강의 거래가 재개된 것이 대표적인 경우다. 지난 3월 쿠팡에서 CJ그룹에 메이저리그 야구 개막전을 초청한 이후에도 진척이 없었지만 중순을 넘어가며 상황이 변했다.쿠팡은 지난 8월, 거래가 끊긴지 1년 8개월만에 CJ제일제당과 협상에 성공, 제품을 유통하기 시작했고 지난 1월에는 LG생활건강과 4년 9개월만에 거래를 재개했다. C커머스의 공세로 치열해지는 이커머스 시장에 그야말로 ‘적도 아군도 없다’는 경우로 해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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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쇼핑, 탈TV 가속… CJ온스타일 라방 론칭2024년은 홈쇼핑 업계에서는 탈TV 움직임이 본격화되는 한 해이기도 했다. 줄어드는 TV 시청인구와 높아지는 송출수수료에 대한 부담으로 인해 TV홈쇼핑 외에 다른 먹거리를 찾고 나서는 것.
대표적으로 CJ온스타일은 지난 8월 라이브커머스 콘텐츠에 대규모 투자를 통해 모바일 앱 플랫폼을 대폭 강화한 것이 특징. 이 외에도 GS샵은 숏폼 콘텐츠를 선보이는가 하면 롯데홈쇼핑은 원 소싱 멀티채널(One Sourcing Multi Channel) 전략을 선보인 바 있다. -
◇ 홈쇼핑, 올해도 송출 수수료 갈등이와 동시에 송출수수료 갈등도 이어지는 중이다. 홈쇼핑 업체와 유료방송사업자의 송출수수료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사상 초유의 블랙아웃(송출중단)이 이뤄지는 것. 현재 가장 첨예한 갈등을 빚는 곳은 CJ온스타일이다. CJ온스타일은 이달 들어 딜라이브, 아름방송, 씨씨에스충북방송 등 3곳의 케이블TV에 방송 송출을 중단한 바 있다.이런 갈등은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홈쇼핑 업계는 올해 상반기까지 송출수수료 갈등을 이어온 바 있다. 현대홈쇼핑과 CJ온스타일이 LG헬로비전에 송출 중단을 통보했다가 올초 가까스로 협상 타결에 이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