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거익선' 지속2년만에 마이크로 LED TV 채비초격차로 중국산 견제높은 난이도-비싼 가격 걸림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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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내년에도 초대형 TV로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초격차를 이어간다. 거거익선(巨巨益善·크면 클수록 좋다) 트렌드에 발맞추고 급성장하는 중국산 초대형 TV를 견제하기 위한 복안으로 해석된다.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년 대만의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디스플레이 제조사인 플레이나이트라이드(PlayNitride)와 손잡고 140인치 마이크로 LED TV를 추가로 선보일 계획이다. 2023년 140인치 마이크로 LED TV를 처음으로 선보인지 2년 만이다.PlayNitride는 지난 2020년부터 삼성전자와 손잡고 세계 최대 전자제품 박람회인 CES에서 마이크로 LED TV를 선보여왔으며, 지난해부터는 89인치 제품 패널을 공식적으로 공급해왔다.마이크로 LED는 마이크로미터(㎛) 단위 LED가 백라이트나 컬러필터 없이 스스로 빛과 색을 내 최상의 화질을 구현하는 스크린이다. LED소자를 기판에 이어 붙이는 방식으로 제조되기 때문에 기존 디스플레이를 하나의 패널로 찍어내는 방식과 달리 크기 제한이 없어 대형 패널을 구현하기 용이하다. 현존하는 디스플레이의 단점과 제한점을 극복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지지만 높은 기술 난이도와 비싼 가격은 대중화의 걸림돌로 지적된다.삼성전자는 최근 몇 년간 초대형 TV 라인업 확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기존 89~110형였던 마이크로 LED TV 제품을 50~140형 7종으로 대폭 늘렸으며, 올해 5월에는 국내에서도 114형 마이크로 LED TV 판매를 시작했다.큰 TV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 영향이 크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보편화돼고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집에서 콘텐츠를 소비하는 시간이 늘면서 소비자들은 더 큰 화면과 고화질 디스플레이를 선호하고 있다. 최근 트렌드인 개방형 주거 공간도 대형 TV의 수요 증가를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지목된다.실제 올해 1~3분기 누적기준 삼성전자의 80인치 이상 초대형 TV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약 15% 이상 증가했다. 이 가운데 98인치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약 50% 늘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집과 거실 크기에 상관없이 자연스럽게 초대형 TV를 선택하는 소비자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동시에 삼성전자의 초대형 TV 제품 볼륨 확대는 해당 시장에서 급격하게 성장 중인 중국 TV 제조사들의 굴기를 막기 위한 전략으로도 해석된다. 중국 업체들은 초대형화, 고급화돼 가는 글로벌 TV 시장 추세에 맞춰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주력 제품군에 출시하지 않는 100인치 이상 TV를 저가에 다수 선보이며 시장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다.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80형 이상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금액 기준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지난 2020년 53%과 비교하면 꾸준히 감소세다. 그간 삼성전자가 80형 이상 TV시장에서 50% 이상 점유율로 독보적 1위를 차지했던 것과 비교하면 중국의 공세가 거세다는 평가다.특히 올해 2분기에는 80형 이상 시장에서 처음으로 중국의 TCL에 점유율을 역전당하기도 했다. 이에 중국의 미니LED를 활용한 초대형 TV보다 기술력이 높은 마이크로 LED TV의 가격을 낮춰 프리미엄 TV의 대중화를 앞당기겠다는 구상으로 보인다. 실제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는 하반기 들어 마이크로 LED TV 생산원가를 줄이는 사내 태스크포스(TF)도 만든 것으로 알려진다.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TV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결국 AI나 마이크로LED 같은 차별화된 기술력을 갖춘 제품으로 승부를 볼 수 밖에 없다”면서 “마이크로 LED의 경우 생산원가가 비싼편이라 이를 낮추기만 한다면 고품질 초대형 TV의 대중화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