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련 원료, 탄력 사용다른 중간재 동시 처리2026년 상업가동… 배터리 생태계 기여
  • ▲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고려아연
    ▲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고려아연
    고려아연의 이차전지 핵심 자회사인 켐코가 현재 건설 중인 ‘올인원 니켈 제련소’의 니켈 제련 원료를 탄력적으로 사용하도록 공정을 업그레이드했다고 16일 밝혔다.

    2023년 11월 착공한 ‘올인원 니켈 제련소’는 니켈 함유량과 별개로 정광, 니켈 매트, MHP(니켈 혼합물), 블랙매스 등 니켈 원료를 처리해 총 4만3600톤의 이차전지용 니켈을 생산하도록 설계됐다.

    기존 설계에는 투입하는 원료 중 니켈 중간재인 매트와 MHP을 각 2만톤을 처리하도록 돼 있었지만, 공정 개선을 통해 니켈 매트를 1만~3만톤, MHP를 1만~3만톤 사이에서 탄력적으로 투입할 수 있도록 업그레이드했다.

    회사 관계자는 “전기차 캐즘으로 인해 약 6개월 정도 완공 시점을 늦추는 대신 공정을 보완했다”며 “세계의 니켈 제련소들은 한 가지 특정 원료를 사용하도록 설계됐는데, 켐코의 올인원 제련소는 니켈매트와 MHP 두 가지 모두를 사용하는 것을 넘어 원료 비율까지 탄력적으로 조율할 수 있는 최초의 제련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니켈 광산에서 나오는 원광석을 건식 제련법으로 중간재를 만들면 매트, 습식으로 만들면 MHP가 된다. 각각의 중간재는 함유된 불순물의 성분이나 화학적 결합 모양, 습도 등이 완전히 달라 이차전지용 니켈로 정련하기 위해서는 전혀 다른 공정이 요구된다.

    두 가지 서로 다른 중간재를 동시에 처리하는 공정을 만들어낸 것은 고려아연의 오랜 비철금속 제련 노하우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것이 업계 평가다.

    올인원 니켈 제련소는 2026년 말 상업생산 계획으로, 건설비는 약 5600억원으로 알려져 있다. 니켈 매트, 산화광의 MHP 등 모든 종류의 니켈 함유 원료를 처리하는 한편 직접 생산한 고순도 황산니켈을 한국전구체주식회사(KPC) 등 전구체 양산 업체에 공급하며 배터리 공급망 자립화를 이끌 전망이다.

    니켈 생산 규모 역시 중국을 제외하면 세계 최대 수준이다. 제련소의 연간 생산능력(CAPA)은 켐코의 기존 생산량을 포함해 전기차 16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6만5000톤(니켈 금속량 기준)에 육박한다.

    회사 관계자는 “변동성이 심한 니켈 원료 시장에서 원료의 비율을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은 획기적인 발전”이라며, “이를 통해 우리나라의 이차전지 생태계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는 고려아연과 켐코가 함께 개발한 전구체 원천 기술인 ‘니켈 함량 80% 초가 양극 활물질 전구체의 제조·공정 기술’에 대해 지난 13일 국가핵심기술과 국가첨단전략기술로 지정했다. 이번 판정으로 고려아연은 순수 국내기술로 이차전지 핵심 소재인 전구체의 국내 자급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구축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