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0.22% 하락 마감…장 초반 2500선 돌파에도 상승분 반납 개미 저가 매수에도 외국인 투자자 '셀 코리아' 지속 급등했던 이재명·한동훈 테마주 급락…이준석·우원식 관련주 폭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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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증시가 국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소추안 가결 소식에도 주춤하고 있다. 그간 탄핵안 통과를 기대하며 지수가 선반영돼온 만큼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에도 재료 소멸로 인한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한 영향이다. 탄핵 정국에서 그간 요동쳤던 정치 테마주는 희비가 엇갈렸다. 탄핵안 가결로 국내 정치 불안이 다소 줄었지만 환율은 소폭 상승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49포인트(0.22%) 하락한 2488.97에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는 장 초반 0.85%까지 상승하며 2515선을 넘겼지만 점차 상승폭이 둔화되더니 하락 전환했다. 

    코스닥은 전일 대비 4.80포인트(0.69%) 상승한 698.53포인트로 마감했다. 이날 코스닥은 0.88% 오른 699.81에 출발한 뒤 장 초반 700선을 회복했다가 상승분을 일부 반납했다.

    이날 개인 투자자는 코스피와 코스닥을 대거 사들였다. 개미는 코스피에서 3680억원, 코스닥에서 2088억원어치 사들였다. 

    코스피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역사적인 저점 부근까지 떨어진 가운데 개인 투자자들은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에 따른 상승 모멘텀을 기대하며 저가 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2일 기준 코스피 선행 PER은 8.33배,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81배로 과거 저점 수준(2320~2430포인트)와 유사하다. 최근 10년간 코스피지수의 평균 12개월 선행 PER은 약 10배였다.

    개미 투자자의 순매수에도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 증시를 팔아치웠다. 외국인들은 코스피에서 4767억원, 코스닥에서 1149억원 순매도했다. 코스피에서 29억원어치 사들인 기관은 771억원어치 순매도했다. 

    탄핵안 가결에도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을 던진 건 그간 탄핵 표결을 앞두고 지수가 선반영된 측면이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코스피는 비상 계엄 사태 이후 지난 4일부터 9일까지 4거래일 연속 하락했다가 지난 10일부터 4거래일 동안 상승, 한 주 만에 5.6% 올랐다. 계엄령 선포 이전 거래일부터 반등 시작일을 기준으로 정리해보면 코스피는 낙폭 대부분을 이미 만회했다.

    특히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가져올 대외 정책 불확실성과 내수 및 수출 둔화로 하향 추세인 기업의 이익 전망이 여전하단 점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셀 코리아'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 탄핵 심판 동안의 예상 주가 경로에 과거 두 번의 탄핵 정국 사례 대입은 실효성이 크지 않을 수도 있다"며 "이보다는 주중 예정된 12월 FOMC 이후 연준의 내년 통화정책 경로 변화, 마이크론 실적 발표 이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주들의 이익추정치 및 외국인 수급 변화 등 매크로와 실적 이벤트에 주안점을 두고 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짚었다.

    한편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종가 기준 전 거래일 1433원 대비 2원 오른 1435원에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환율이 하락 추세를 보이겠지만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대외리스크와 함께 글로벌 시장에서 달러 강세가 지속되는 만큼 하락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화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달러·원 환율은 윤 대통령 2차 탄핵안 가결로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되며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헌재의 탄핵 판단과 정치 정상화 시점 등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고 매파적으로 변모할 연준, 트럼프 2기발 정책 불확실성으로 환율은 1400~1440원 대의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이라고 했다.

    ◆정치 테마주서도 차익실현…정국 혼란 속 급등락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 이후 급등했던 정치 테마주에서도 차익 실현 매물이 대거 쏟아졌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테마주인 에이텍(-20.05%), 동신건설(-20.47%)은 급락했다. 이는 지난 3일 비상계엄 사태 후 가장 가파르게 뛰었던 종목들이다. 김동연 경기도지사 테마주인 PN풍년(-8.85%), 코메론(-7.98%)도 크게 내렸다.

    이날 오전 국회 본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표직 사퇴 의사를 밝힌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관련 테마주인 태양금속(-20.36%), 대상홀딩스(-12.42%)도 급락했다.  

    반면 이준석 테마주인 삼보산업(29.89%), 넥스트아이(+29.85%)는 이날 가격 제한폭까지 올랐다. 우원식 국회의장 테마주인 뱅크웨어글로벌(29.93%)과 효성오앤비(+29.86%)도 마찬가지다. 

    조기 대선 가능성으로 인해 여야 잠재적 대권주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투심이 쏠린 것으로 보인다. 

    김용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정치 불확실성 해소·완화 전까지 증시의 추세적 정상화 가능성은 제한될 것"이라며 "이러한 과정에서는 정치 테마주가 기승을 부릴 공산이 큰 만큼 테마주의 말로는 언제나 비참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