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업계 "쿠키, 전면적 폐지 전망"버티컬 앱 기반 광고·숏폼 마케팅 화두
  • ▲ ⓒ구글 크롬
    ▲ ⓒ구글 크롬
    올해 구글 크롬 제3자 쿠키 금지가 철회됐으나 개인정보 이슈가 계속되고 있는 만큼, 디지털 마케팅 업계에서는 버티컬(전문) 앱 활용 마케팅과 숏폼의 부상이 화두였다.

    30일 브랜드브리프는 올해 디지털 마케팅 업계의 이목이 집중됐던 '쿠키리스' 사태를 정리해 본다.

    지난 7월 구글은 '쿠키'를 전면 폐지하는 대신, 크롬에 새로운 기능을 도입해 이용자 스스로 웹 브라우징 관련 선호 사항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고 밝혔다.

    쿠키는 구글 크롬 브라우저(웹)를 통해 수집된 제3자데이터(3rd party data)를 말한다. 유저가 어떤 웹사이트를 방문했는지 트래킹하고 유저의 행동을 기록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작은 텍스트 파일로, 광고주들이 주로 맞춤형 광고에 사용해왔다.

    구글은 우선 전체 이용자의 1%를 대상으로 해당 기능을 적용하며 2024년 하반기까지 모든 서드 파티 쿠키 지원을 단계적으로 중단할 예정이었으나, 이를 뒤집었다. 대안으로 내놨던 프라이버시 샌드박스 API는 유지한다. 크롬의 시크릿 모드에서 사용자의 IP 주소를 익명 처리하는 IP 보호 기능도 내놓을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구글이 서드파티 쿠키 차단을 완전히 '백지화'했다고 보기에는 어려울 수도 있다고 본다. 오히려 쿠키의 단계적 제거라고 보는 것이 적합하다는 것이다. 이와 비슷한 사례가 애플의 앱투명성정책(ATT)이다. 모바일 식별자인 IDFA 자체가 사라졌다고 말하진 않지만, 사실상 무용론에 가까운 상태다. 현재 IDFA를 활용할 수 있도록 동의하는 비율인 '옵트인' 비율이 약 15%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영국 규제 기관 CMA(Competition and Markets Authority)는 애플과 구글의 프라이버시 정책에 대해서 디지털 광고 시장에 대한 공정 거래를 저해하고 자사에 대한 의존도나 지배력을 높이려는 시도에 대해 지적하고 있다. 유저에게 동의 선택권을 주는 식으로 해당 기관의 지적과 규제를 회피하려는 시도로 볼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한 구글에게는 쿠키가 필요한 네트워크 광고보다는 검색 및 유튜브 광고가 훨씬 많은 마진을 가져다주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구글은 자신들의 마진이 높은 광고 채널 쪽으로 의존도를 높이기 위해서 쿠키를 제거하려는 충분한 동기가 있다. 규제를 회피하면서도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쿠키를 제거하려는 단계적 시도라는 설이 지지를 받는 이유다.
  • ▲ 당근 비즈니스. ⓒ당근
    ▲ 당근 비즈니스. ⓒ당근
    당분간은 써드파티 쿠키를 기반으로 한 개인 맞춤형 광고는 남아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개인정보 보호 강화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이고, 쿠키 수집 또한 모바일 광고 ID의 사례처럼 동의 기반으로 바뀔 수 있는 가능성 때문에 퍼스트 파티 데이터의 중요성은 계속 커질 것으로 보인다.

    마케팅 테크놀로지 기업 에이비일팔공(AB180)에 따르면 여러 앱들이 수익성 강화를 위해 자체 광고 상품을 내고 있으며, 이러한 광고 상품들이 마케터들의 새로운 대안이 되고 있다. 토스, 당근, 에브리타임, 리멤버, 캐시노트 등이 금융, 로컬 등 특화된 영역에서 다수 트래픽과 이용자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올해 초 조사에서 2024년에 주목하고 있는 마케팅 채널로 구글(56%), 메타(42%), 네이버(40%), 카카오(31%)에 이어 토스(24%)와 당근(12%)이 꼽혔다. 광고 채널로써 가능성을 입증한 바, 내년에도 더 많은 앱들이 자사 트래픽을 활용해 광고 시장으로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 ▲ 네이버가 클립에서 활동할 크리에이터를 모집한다. ⓒ네이버
    ▲ 네이버가 클립에서 활동할 크리에이터를 모집한다. ⓒ네이버
    광고 소재 영역에서는 숏폼이 우세했다. 커머스부터 금융, 게임까지 숏폼 형식의 콘텐츠 마케팅이 대세다. 이와 함께 단순한 상품 소개 보다는 UGC(사용자 생성 콘텐츠) 형식의 실제 사용 후기나 게임 플레이 콘텐츠 등의 방식이 높은 성과를 보였다.

    각 플랫폼들에서도 숏폼 기능을 출시하고 부스팅하는 작업에 열심이다. 티빙은 '쇼츠' 서비스를 출시하며 숏폼 콘텐츠 사업을 본격화했다. 모바일 앱 두번째 탭에 쇼츠 전용 탭을 적용했고, 오리지널 숏폼 드라마 및 예능 프로그램을 론칭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내년 1분기에는 쇼츠 내 세로형 인피드 동영상 광고 도입도 넘보고 있다. 

    네이버는 다양한 주제의 숏폼을 제작할 클립 크리에이터 5000명을 선발하고 총 70억원 규모의 혜택을 제공한다. 매월 10건 이상의 숏폼 콘텐츠 제작시 클립 크리에이터에게 지급되는 기본 활동비와 연속으로 미션을 완료할 때마다 보너스 활동비가 추가로 지급할 예정이다.

    일부 클립 크리에이터에게 광고 수익을 배분하는 '광고 인센티브 베타 프로그램', 클립 크리에이터와 캠페인사 간 제휴를 지원하는 '브랜드 커넥트' 등 수익화 프로그램도 운영하며 크리에이터 확보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광고 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제휴 마케팅에 인플루언서들이나 일반 사용자들의 참여도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얼리어답터들은 AI를 통해 실무에 활용할 수 있는 수준의 광고 소재들을 대량 생산해내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며 "유튜브 쇼핑, 틱톡샵 커머스 등 대형 콘텐츠 플랫폼의 소셜 커머스 진출이 마케팅 시장의 이슈로 떠오른 만큼 콘텐츠 기반의 마케팅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