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주, 작년 11월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연일 주가 상승세밸류에이션 고평가 부담론 나오나 중장기 성장성 확보했단 평가미국·인도 파트너십 기대…韓 조선업 공급자 우위 국면 지속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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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D현대중공업
    지난해 이른바 '슈퍼사이클'에 진입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주가가 상승했던 조선주가 올해 국내 증시의 주도주로 부상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최근 급등에 따른 밸류에이션 부담에도 불구하고 미국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에 따른 정책 기대감에서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주요 조선주 주가는 지난해 증시는 부진 속에서도 상승 랠리를 펼쳤다. 

    특히 조선주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이 확정된 지난해 11월부터 본격적인 상승세를 기록했다. 

    재집권에 성공한 트럼프 당선인이 미국 내 에너지 개발을 장려하고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설비를 확충할 것이란 전망이 수주 증가 기대감으로 이어졌다. 특히 트럼프 정부의 천연가스 수출 프로젝트를 통해 한국 조선업의 부흥이 예상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석유와 천연가스를 '액체 금'이라고 부르며 화석연료 생산을 늘리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의 천연가스 증산에 따른 국내 조선사들의 북미용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실제 HD현대중공업은 지난해 11월부터 연말까지 주가가 무려 65% 상승했다. 17만 원대였던 주가는 현재 28만 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같은 기간 한화오션도 주가가 39.4%가량 올랐다. 삼성중공업도 19.3% 상승하는 등 이른바 '조선 빅3'로 불리는 기업들의 주가가 모두 오름세를 기록했다.

    아울러 인도 정부의 조선업 투자 협력 기대감까지 겹치면서 국내 조선주의 상승 랠리에 불을 지핀 것으로 풀이된다. 인도 정부는 한국 빅3 조선소의 건조 능력을 직접 살펴본 후 인도 현지 조선소 설립, 기술 이전 등 협력 가능성을 타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선주가 단기간에 급등하면서 일각에선 밸류에이션 부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증권사들은 지난해 11월 트럼프 당선인이 한국 조선업에 협력을 요청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후 목표주가를 연이어 올렸지만, 이미 주가가 목표가 수준에 도달하면서 고평가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실제 국내 주요 조선사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3~4배까지 높아진 상황이다.

    이같은 조선주에 대한 밸류에이션 부담론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증권가에서는 한국 조선주에 대한 기대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인도 시장의 수요가 더해져 중장기 성장성을 확보했다는 이유에서다.

    변용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조선업은 예상보다 좋은 액화천연가스운반선(LNGC) 발주와 예상보다 좋은 실적이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변 연구원은 "바이든 정부에서 중단됐던 LNG 수출 프로젝트들이 재개되면서 올해 LNGC 발주는 카타르를 제외한 과거 발주보다 좋아질 것"이라며 "2025년 발주분의 대부분은 한국이 독식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국내 조선사들은 3년 이상의 풍부한 수주잔고를 확보해 선가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선가도 작년에 이어 호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이동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중장기 성장이 보장되면 조선주는 더 먼 미래가치를 당겨오게 될 것"이라며 "지금은 피크아웃(정점 후 하락) 부담을 덜어내고, 중장기 성장세를 확인하는 시점"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급등한 가운데 한국과 중국의 후판가는 하락하고 있다"라며 "인건비 상승 폭도 완화했고, 외국인 인력 안착·공정 개선으로 생산성이 개선되고 비용도 줄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국·인도 파트너십에 대한 기대, 미국 존스법 개정, 군함 및 상선에 대해 협력 파트너로서 한국 조선업의 입지 강화는 중장기 성장 동력"이라며 "조선 시장은 공급자 우위 국면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