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담보 비율 105%·상환기간 90일로 통일기관·외인 11월 이전 체결 건 기간 제한 없어기관·증권사·거래소 3중 차단 전산시스템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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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공정거래를 막고 거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전면 금지됐던 공매도가 오는 3월 31일 17개월 만에 부활하는 가운데, 금융당국도 제도개선 막바지 작업에 들어갔다. 시장에서는 공매도 재개가 투자 기회 확대와 한국 자본시장의 선진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8일 한국거래소, 금융투자협회 등에 따르면 전일 기준 공매도 대차잔고 금액은 50조940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금융당국이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를 발표하기 직전인 지난 2023년 11월 3일(82조700억원) 대비 37.93% 감소한 수준이다.같은 기간 대차잔고 주 수는 20억6645만주에서 36.90% 줄어든 13억401만주로 나타났다. 대차잔고 금액과 주 수는 공매도 금지 조치 시행 이후 꾸준한 감소세를 보이다 지난 8월부터 50조원·13억주선을 등락하고 있다.또한 이 기간 유가증권시장에서 공매도 순보유 잔고 금액은 11조7871억원에서 3조5314억원으로 70.04% 감소했고 순보유 잔고 수량은 2억6136만주에서 8297만주로 68.25% 줄었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각각 72.45%, 56.14%씩 감소했다.앞서 금융당국은 지난 2023년 11월 외국인·기관투자자의 불법 무차입 공매도 적발이 반복되자 국내 증시에서 공매도를 전면 금지했다. 현재 공매도는 시장조성자(MM)와 유동성공급자(LP)만 가능한데, 이들은 매수·매도 양쪽에 주문을 넣어 호가에 빈틈이 생기지 않게 하고 ETF 거래를 활성화하는 주요한 역할을 해 예외 거래를 허용했다.이후 오는 3월 31일 재개를 목표로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관련 제도들을 손질하고 전산화 작업을 위한 테스크포스(TF)도 꾸려 공매도 중앙점검시스템(NSDS) 등을 개발했다.먼저 개인과 기관 간 거래조건 측면에서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지적받았던 개인투자자의 공매도 담보비율을 기존 120% 이상에서 105% 이상으로 인하했으며 대차·대주거래의 상환기간은 모두 90일, 최장 12개월로 같아진다. 기존에는 기관투자자의 대차거래 상환기간에 별다른 제약이 없었다.한국예탁결제원과 한국증권금융 등이 지난해 9월 26일 개정한 ‘공매도 목적 대차거래 상환기간 제한을 위한 업무규정’에 따라 MM과 LP도 11월부터 공매도를 위해 대차거래를 하는 경우 거래 목적을 표시하고 90일 단위로 연장해야 한다. 기간을 연장하더라도 1년 안에는 해당 대차거래를 상환해야 한다.다만, 부칙에 따라 지난해 11월 1일 이전에 체결된 대차거래의 경우 종전의 규정을 따른다. 즉, 업무규정 개정안이 시행되기 이전 기존에 공매도(숏) 포지션을 취한 투자자의 경우 청산하지 않고 물량을 보유할 수 있는 셈이다.지난해 10월 31일부터 올해 1월 7일까지 코스피는 2.50%, 코스닥은 3.33% 하락한 만큼 시세차익도 거둘 전망이다. 특히 지난해 10월 31일 기준 공매도 순보유 잔고가 가장 많은 에코프로비엠(수량 420만주·금액 7162억원)의 경우 이 기간 31.96% 급락했고 ▲에코프로(535만주·4227억원) -21.01% ▲포스코퓨처엠(266만주·5964억원) -33.18% ▲LG에너지솔루션(151만주·6163억원) -10.31% ▲대우건설(298만주·105억원) -8.20% 등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불법 공매도를 막기 위해 전산화 시스템도 개발 중이다. 금융당국이 추진하는 전산시스템은 ▲기관투자자 ▲위탁 증권사 ▲거래소 등이 주문 단계마다 공매도 주문을 관리하고 검증하는 3중 차단 체계다.거래소는 지난 5일 불법 공매도 방지를 위해 기관투자자의 공매도 거래 내역을 상시 점검할 수 있는 NSDS 개발을 완료하고 잔고 관리 시스템을 구축한 주요 기관투자자와 연계 테스트를 시작했다고 밝혔다.NSDS는 기관투자자가 잔고·변동 내역을 거래소에 보고하면 KRX·넥스트레이드(ATS)의 거래 내역과 잔고를 대사해 불법 공매도를 적발하는 시스템이다. 기관투자자가 제출한 잔고 정보와 거래소로부터 수집한 매매정보를 대사해 불법 공매도를 자동 적출하는 기능을 지녔으며 기관투자자의 적출 내역 확인·소명 자료 제출 등을 지원하기 위한 기관투자자용 웹사이트도 제공한다.금감원은 대규모 공매도 거래법인에 대한 등록번호 발급 서비스를 개시했다. 발급 대상은 무차입 공매도 차단을 위한 전산 설비를 의무 구축해야 하는 법인이다. 공매도 잔고가 0.01% 또는 10억원 이상인 법인은 모두 해당한다.이는 거래법인의 공매도 등록번호 발급·변경·폐기 등 일련의 절차를 전산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감독 모니터링 시스템의 일환이다. NSDS는 공매도 등록번호를 발급받은 투자자의 모든 주문을 등록번호별로 집계해 여러 증권사와 계좌를 이용하는 경우에도 거래 정보를 취합, 무차입 공매도 여부를 상시 탐지한다.불공정거래, 불법 공매도 등에 대한 제재 수단도 다양화·강화했다. 오는 4월 시행될 자본시장법 시행령으로 불공정거래·불법 공매도 행위자에 대한 계좌 지급정지, 금융투자상품 거래 제한, 상장사 등 임원 선임·재임 제한 명령이 도입된다.시장에서는 1년 5개월여 만에 공매도가 재개되면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선진국 지수 편입 등 국내 자본시장 선진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한 업계 관계자는 “공매도 제도는 증시의 과열을 막는 등 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만큼 신속히 재개해야 하고 금융투자업계의 숙원 사업인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에도 반드시 필요하다”며 “금융당국이 구축 중인 전산시스템과 개정된 법의 테두리 내에서 정해진 부분들만 공매도를 할 수 있게끔 한다면 자본시장 선진화에 긍정적일 것”이라고 밝혔다.한편, 공매도란 주가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주식을 미리 빌려 판 뒤, 실제 주가가 내려가면 주식을 싼값에 사서 갚아 차익을 내는 투자 기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