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싱크탱크 "BYD 경쟁력 경계… 위기감 가져야"

올해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이 지속되는 가운데 중국 업체의 영향력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양진수 HMG경영연구원 모빌리티산업연구실장은 15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자동차회관에서 열린 한국자동차기자협회(KAJA) 신년 세미나에서 "BYD가 가진 경쟁력을 고려하면 분명히 위기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내다봤다.

양 실장은 올해 글로벌 자동차 시장 상황으로 ▲저성장 ▲전기차(BEV) 캐즘 지속 ▲중국 업체 영향력 확대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전략 변화 등 4개 키워드를 제시했다.

올해 글로벌 자동차 시장 수요는 전년 대비 1.9% 증가한 8587만 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양 실장은 국내 로봇청소기 점유율 1위 중국 가전기업 로보락을 언급하며 "로보락이 들어오면서 LG가 점유율을 많이 뺏겼다고 얘기하더라"며 "그런 사례까 자동차 쪽에서도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고 경계했다.

그는 "지난해 미국과 서유럽 등 선진시장의 대기수요 실현과 중국의 판매 둔화로 회복세가 약화됐다"라며 "올해는 주요 시장에서 물가안정과 금리 인하로 구매 여건이 하반기로 갈수록 개선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주요 지역별로는 ▲미국 1634만 대(전년 대비 +1.9%) ▲서유럽 1510만 대(+2.6%) ▲중국 2269만 대(+0.5%) ▲인도 450만 대(+4.2%)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공급 정상화로 회복세는 지속하겠지만 글로벌 저성장 기조가 유지되며 증가 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는 전년도 시장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와 금리 인하 등 우호적 요인이 있지만, 대출 규제 강화 및 경기둔화에 따른 소비심리 회복 제약 등 비우호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증가폭 을 제한하며 전년 대비 1.7% 증가한 162만 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올해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공급 정상화, 대기 수요 해소에 따른 업체별 재고 증가 추세에 따른 저성장 기조가 확대되고, 전기차(BEV) 시장 성장세 둔화가 이어져 업체 간 판촉 경쟁이 더욱 심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글로벌 친환경 차 시장에 대해서는 전기차 캐즘이 지속하는 상황에서 하이브리드(HEV)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차량이 성장세를 주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등을 모두 포함한 글로벌 전동차 판매량은 올해 2073만 대로 전년 대비 20.8%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전년 성장 폭(29.3%)보다는 다소 둔화한 수준이다.

중국 업체들은 2025년에도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전망이다. 내수 시장 장악력을 기반으로 수출 물량을 확대하고 있으며, 미국·유럽의 고율 관세 부과에 대한 대응책으로 현지 생산을 강화하고 있어서다. 

양 실장은 "중국은 신에너지차(친환경차) 중심 성장을 통해 이미 전동화 대중화 단계에 접어들었다"라며 "높은 가격 경쟁력과 첨단주행보조 기술, IT 기술을 바탕으로 자국 시장뿐 아니라 해외 시장에서도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에 대응하기 위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제휴는 올해에도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유럽 완성차 그룹들은 최근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화두로 떠오른 중국 업체들과의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스텔란티스는 중국 립모터와 합작사를 폴란드에 설립해 리베징한 소형 전기차를 양산하기로 했다. 폭스바겐은 중국의 샤오평과 협력해 전기차를 생산하는 것은 물론, 자율주행·배터리·차량용 소프트웨어·인포테인먼트 등 전방위적인 차량 아키텍처 관련 제휴를 발표하기도 했다.

양 실장은 "글로벌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구조조정과 전략적 협업, 나아가 합병까지도 추진되고 있다"라며 "올해도 그러한 움직임이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