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유튜브 뮤직과 스포티파이만 이용자 증가전략적 제휴, 음원 제작·유통 등 수익모델 선회업계 “끼워팔기 제재 실효성 있는 조치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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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음원 스트리밍 시장에 글로벌 음악 서비스가 생태계 포식자로 군림하면서 국내 음원 플랫폼의 입지가 점차 좁아지고 있다. 이에 신사업 발굴을 통해 돌파구 마련에 나서고 있다. 

    17일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4 음악 이용자 조사’에 따르면 음악 스트리밍 및 다운로드 서비스 이용자 중 해외 서비스 이용률은 51.1%로 나타났다. 

    유튜브 뮤직을 비롯해 스포티파이, 사운드클라우드 등 해외 앱 이용률이 국내 플랫폼을 추월한 것이다.

    지난해 국내 음원 서비스 중 이용자가 늘어난 플랫폼은 유튜브 뮤직과 스포티파이 뿐이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유튜브 뮤직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748만명, 스포티파이는 124만명을 기록했다.

    유튜브 뮤직은 앞서 2023년 12월 MAU 740만명을 기록하며 국내 음원 서비스 최강자였던 멜론(728만명)을 따돌린 뒤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당시 유튜브 뮤직을 이용하기 위한 프리미엄 구독권 이용료를 약 43%(4450원) 인상했음에도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스포티파이는 무료 음원 스트리밍 멤버십을 국내에 출시한 이후 이용자 수가 급격히 늘어나는 양상이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스포티파이 프리’를 출시한 지난해 10월 앱 신규 설치자 수는 109만명으로, 전월 대비 198% 늘었다.

    반면 국내 음원 플랫폼은 이용자가 감소하는 추세다. 멜론의 2024년 12월 MAU는 693만명으로 700만명을 넘기지 못했고, 지니뮤직도 282만명으로 300만명 선을 밑돌았다. 플로와 네이버 바이브, NHN벅스 등도 이용자가 지속적으로 이탈하거나 현상 유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끼워팔기와 무료 스트리밍을 앞세운 글로벌 플랫폼이 국내 음원 생태계를 잠식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유튜브 프리미엄과 유튜브 뮤직의 결합 판매는 음원 플랫폼뿐만 아니라 저작권료 문제로 이어지며 국내 음악 창작자들의 생태계도 위협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구글이 ‘유튜브 프리미엄’ 상품에 유튜브 뮤직을 끼워 판매해 시장 지배력을 높이고 구매를 강제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해외 국가들은 국내와 달리 유튜브 프리미엄 요금제와 유튜브 뮤직이 분리돼 있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현장 조사 이후 심사보고서를 발송했지만, 이후 6개월이 지나는 동안 별다른 제재로 이어지지 않는 상황이다.

    이용자가 줄어든 국내 음원 플랫폼은 수익성 개선을 위해 사업구조를 재편하고 있다. 플로 운영사 드림어스컴퍼니는 디바이스 사업 부문을 매각했고, 지니뮤직도 지난해 11월 AI 음악 창작 사업 부문을 담당한 AI 스타트업 ‘주스’ 지분을 판매했다.

    전략적 제휴를 통해서도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플로는 LG전자와 연내 출시하는 ‘AI 홈’ 파트너사로 참여해 음악 콘텐츠를 스마트홈 경험에 통합한다. 셋톱박스나 AI스피커, 차량 등에서는 음성인식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활용하려면 제휴된 플랫폼에 가입이 돼있어야만 서비스를 온전히 이용할 수 있는 것도 ‘락인(Lock-in) 효과’를 노리는 방식이다.

    멜론은 AI 기반 음악추천 서비스 ‘믹스업’을 도입했고, 플로는 ‘내 취향 MIX’와 ‘무드’ 서비스를 통해 AI를 활용한 맞춤형 추천 기능도 고도화하고 있다. NHN벅스는 자체 음원 제작과 유통에 초점을 맞추며 사업을 다각화 하고 있다. 프로젝트 ‘클리셰’를 통해 오리지널 음원 IP를 확보하고 B2B 유통 사업을 확대하며 수익 다각화를 추진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플랫폼에 가입자를 뺏기면서 다양한 사업모델로 수익 창출에 나서고 있다”며 “동등한 경쟁을 위해 과징금만 아니라 유튜브와 유튜브 뮤직을 분리하는 등 실효성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