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제47대 미국 대통령 공식 취임…기대·우려 공존백악관, 6대 우선 정책 의제 선포…에너지 패권 등 강조엔터·조선·방산株, 트럼프 2기 수혜 전망…2차전지는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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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제47대 대통령에 공식 취임한 가운데, 국내 증시에는 긴장감이 돌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미국 우선주의와 보호무역 강화 등 이른바 ‘슈퍼 트럼피즘(트럼프 정책)’이 국내 증시를 흔들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오전 9시 35분 기준 전장(2520.05)보다 14.41포인트(0.57%) 오른 2534.46에 거래되고 있다. 개인은 1264억원을 순매도했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억원, 1176억원을 순매수하면서 지수를 견인 중이다. 거래량은 1억6187만주, 거래대금은 2조4740억원을 기록하고 있다.반면 코스닥의 경우 전 거래일(727.66) 대비 0.99포인트(0.14%) 오른 727.66에 거래 중이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개인과 기관이 231억원, 101억원어치를 사들였고, 외국인은 271억원어치를 팔아치우고 있다.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각각 2억2327만주, 2조1315억원이다.국내 증시는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을 앞두고 관망세가 확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은 20일(현지 시각) 워싱턴 DC 의회 의사당 내 중앙홀(로툰다)에서 열렸으며 트럼프는 이날 존 로버츠 연방대법원장 앞에서 취임 선서를 하면서 제47대 미국 대통령에 공식 취임했다.시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에 따른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감세와 규제 완화 등으로 친(親)기업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보편관세 부과 등 미국 우선주의 정책으로 증시가 충격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백악관 홈페이지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선서 시점에 맞춰 6대 우선 정책 의제가 선포됐다. 이들 의제는 ▲인플레이션 종식·생활비 인하 ▲미국 노동자를 위한 감세 ▲국경 안전 강화 ▲힘을 통한 평화 복원 ▲에너지 패권 ▲미국의 도시를 다시 안전하게 만들기 등이다.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추진할 정책은 지난 19일(현지 시각) 워싱턴 캐피털원아레나에서 열린 취임 축하 집회와 취임사 등에서도 언급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비상 권한(emergency powers)을 활용해 국가와 사업가들과 돈 많은 사람들이 큰 인공지능(AI) 공장을 짓도록 하겠다. 우리는 이미 가진 에너지의 두 배는 필요하다”고 말했다.그는 ‘국가 에너지 비상사태’를 통해 원유·천연가스에 대한 신규 시추를 확대하겠다고 공언했다.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추진했던 그린뉴딜 정책을 종료하고 전기차 의무화 정책을 폐기하겠다고 밝혔다.또한 무역시스템을 점검하고, 외국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도 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수입품에 10~20%의 보편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서는 6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해왔다.투자자들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수혜·피해 업종별 옥석 가리기에 나섰다.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임기 초반에는 트럼프가 대외적 협상력을 높이는 전략을 취할 가능성이 높다”며 “트럼프가 실제로 매월 2~5%의 점진적 보편관세 부과를 고려하는 등 관세 부과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할 수 있는데, 이는 단기적으로 주가 변동성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그러면서 트럼프와 협력하거나 관세 리스크를 회피할 수 있는 엔터, 조선, 방산주 등을 중심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나 연구원은 “엔터테인먼트 업종은 트럼프의 관세 리스크를 일부 회피할 수 있는 업종으로 콘서트 매출은 서비스 소비고,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재화인 앨범·MD 제품은 소비자 가격 전가가 가능하다”며 “최근 미 의회예산국(CBO)이 발표한 미 해군의 ‘2025 건조계획’에 따르면 미 해군은 군함 수를 현재 295척에서 2054년에 390척까지 늘릴 계획으로 알려졌는데, 트럼프가 조선 업종에서 한국과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한 시점에서 미 해군의 군함 확대 계획은 국내 조선 업종·군함 관련 방산업종 주가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최보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는 예산안 축소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규제 완화 및 지원 확대 필요성을 언급한다. 현시점에 주목해야 하는 점은 정부 지출을 줄이는 부문과 늘릴 부문이 구분될 것이라는 점”이라며 “정부 지원을 줄이고 정책 불확실성이 확대될 부문은 의료, 교육, 공급망 등이며 규제 완화 및 지원금 증대 기대감이 높은 부문은 제조업·인프라, 주택·건설, 에너지·전력 등이다”고 말했다.이어 그는 “트럼프 2기의 대표 수혜 업종은 총 6개로 AI, 글로벌 방산, 인프라·제조업, 에너지, 로봇, 금융 등”이라며 “2025년은 대표 업종 및 스타일별 대응이 필요했던 과거와 달리 세부 업종별 대응이 필요한데, 세부 업종별로는 ▲IT 내 소프트웨어, 클라우드 ▲산업재 내 인프라 ▲로봇 관련주 중 자동화·AI 수혜주 등 선별적으로 대응하는 전략이 유효할 전망”이라고 부연했다.반면 반도체, 2차전지, 철강, 자동차 등의 업종은 트럼프 피해 업종으로 지목됐다.삼일PwC 경영연구원은 “반도체·배터리는 반도체지원법(CHIPS)·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변화로 지원 축소가 예상된다”며 “미국 시장 관세 장벽 강화와 무역 규제 확산 등으로 철강·자동차 업종도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했다.일각에서는 국내 증시가 단기 변동성이 높아질 수는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 취임으로 불확실성이 완화될 것으로 봤다.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정권이 바뀌게 되면 국제 정세·무역·통화정책 등 여러 측면에서 변화가 발생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기에 이번 취임식을 치르면서 트럼프 리스크와 불확실성이 다시 증시를 불안하게 만들 수 있기는 하다”면서도 “11월 대선 이후 트럼프 리스크에 대한 내성과 학습효과를 시장이 체득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 통상정책, 관세에 대한 우려가 시장에 과하게 반영돼 있다”며 “트럼프 취임 이후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안도 심리가 시장에 반영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시장이 걱정했던 관세 부과 정책도 취임 첫날에는 나오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첫날 곧바로 추가 과세를 부과하는 방안은 보류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에 야간 거래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 서울환시 종가 대비 18.30원 하락한 14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시장이 걱정하는 관세는 상징성이 높아서 취임 첫날 단행될 행정명령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보편관세가 단번에 부과될 가능성도 높지 않아 보이는 걸 고려하면 불안해했던 시장이 안도하면서 시장이 주춤했던 흐름이 일단락되고 상승 추세를 재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