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현장 조사비상산소용기 등 위험물도 탑재배유 진행되면 추가 지연 가능성
-
- ▲ 28일 부산 김해국제공항에서 화재가 발생한 에어부산 항공기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에어부산 화재 사고 원인 조사에 나선 국토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가 여객기 내에 남아있는 연료 등의 안전성 평가를 실시하기 위해 감식 일정을 연기했다. 항철위는 2차 사고 예방을 위해 프랑스 사고조사당국(BEA) 전문가들과 위험평가를 거쳐 금명간 합동 화재감식 일정을 확정할 계획이다.31일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 30일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부산경찰청, 부산소방재난본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사전회의를 진행하고 항공기 화재 현장을 찾아 감식 가능 여부를 확인했다.회의에서는 발화점과 화재 원인 등을 규명하기 위한 안전조치, 원인 조사 진행계획 등이 논의됐다. 화재가 발생한 에어부산 항공기 BX391편에 3만5900 파운드(약 16.2톤)에 달하는 항공유가 양쪽 날개에 실려 있기 때문이다.회의 이후 현장을 찾은 관계자들은 연료탱크에 남은 항공유가 열, 스파크 등에 의해 점화될 경우 폭발 사고로 이어져 2차 피해가 발생할 수 있어 안전조치 필요여부를 검토했다.현재 사고 항공기에는 항공유 외에도 비상시 산소 공급을 위한 비상산소용기 등 위험물이 적재돼 있어 화재가 발생한다면 추가로 피해가 커질 수 있는 상황이다.공하성 우석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항공유 1톤이 폭발한다면 물리학적으로 TNT 10톤이 폭발하는 발열량을 갖게돼 매우 위험하기 때문에 배유를 진행한다면 철저하게 점화원을 차단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이번 화재의 감식을 진행하는 항철위는 이날 위험평가를 거쳐 감식 일정을 확정할 방침이다. 감식에는 사고기의 제작과 설계를 담당한 에어버스사의 관계자와 항공 전문가 10명이 프랑스에서 파견돼 사고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사고 항공기는 프랑스에 본사를 둔 에어버스의 A321-200기종이다. 현장 조사에는 동체 화물칸 손상 여부 점검, 연료 제거 필요성 검토, 비상산소용기 분리 조치 등 안전 조치가 우선적으로 논의될 예정이다.항철위는 안전 조치가 완료된 후 연료 배출이 필요하지 않다면 즉시 관계기관 및 BEA와 합동 화재 감식에 나선다.만약 사고기에서 연료를 모두 빼내야 할 경우 합동 감식 일정은 최소 2~3일 미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배유를 위해서는 조종실에서 연료 배출 스위치를 조작해야 하는데 화재로 인해 조종실 일부가 소실돼 수동으로 연료를 빼내야 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강용학 항철위 조사단장은 "항공유를 기체에서 빼내려면 급유할 때보다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한편, 국토부는 지난 28일 사고 발생 직후 조사단을 꾸려 현장 확인, 승무원 진술 확보, 관련 자료 수집 등 초기 조사를 진행했다. 항철위는 화재 원인을 명확히 규명하기 위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하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