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글로벌 판매 3위… 1·2위와 격차 줄여중국 자동차 판매량 전년比 39% 감소… 역대 최악中 투자 대폭 확대… 현지 시장 부합한 제품 개발 사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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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자동차그룹이 지난해 전 세계 자동차 시장 1·2위인 도요타자동차그룹과 폭스바겐그룹과 판매 격차를 줄인 가운데 올해는 중국 업체들과 더욱 치열한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현지 시장에 부합한 제품을 개발하는 데 사활을 걸어 중국 시장 내 입지를 더욱 공고히 다지겠다는 계획이다.

    31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해 전 세계 시장에서 각각 414만1791대, 308만9457대 등 총 723만여 대를 판매, 전년 대비 판매량이 각각 1%씩 감소했다. 이로써 현대차그룹은 토요타, 폭스바겐에 이어 3년 연속 글로벌 완성차 3위 자리를 굳혔다. 

    1위인 도요타그룹은 지난해 전 세계 시장에서 전년 대비 약 4% 감소한 1082만여 대의 신차를 판매했다. 폭스바겐그룹도 판매량이 전년보다 2.3% 줄어든 902만여 대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과 1·2위와의 격차는 전년 대비 줄어들었다.

    전반적인 글로벌 시장에선 선방했지만, 중국 시장에선 좀처럼 기를 펴지 못한 모습이다. 

    중국자동차딜러협회(CADA) 통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해 중국에서 15만4000대를 판매해 전년 대비 39% 감소했다. 이는 전년 대비 판매량이 약 10만 대 감소한 수준으로, 중국 현지 브랜드의 저가 공세에 판매량이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중국의 경우 자국 완성차업체들의 지난해 내수 판매량이 전체 판매량의 약 40%를 기록할 정도로 소비자들이 국산 브랜드를 선택하는 경향이 높았다. 특히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가성비 높은 모델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급속도로 세력을 키워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이 눈독을 들이는 전기차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현대차는 이달 국내 진출을 알린 비야디(BYD)와 국내 전기차 판매를 놓고 불가피한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BYD코리아의 경우 지난 16일 공개한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아토3’의 사전 계약이 일주일만에 1000대를 돌파하는 등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아토3는 지난 2022년 글로벌 시장에서 출시된 후 100만 대 넘게 판매된 BYD의 대표 모델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현대차의 글로벌 경쟁이 순탄치 않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실제 최근 하나증권·키움증권·대신증권·삼성증권 등 8개 증권사는 최근 현대차의 올해 실적 전망을 다소 어둡게 내다보며 목표주가를 내려 잡았다.

    특히 지금껏 판매 열위에 있던 중국·인도 등 경쟁사들의 올해는 약진하면서 업황 경쟁이 심화, 판매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이와 같은 상황에서도 현대차는 중국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고 장기적인 발전을 촉진하기 위한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반전을 꾀하고 있다.

    앞서 현대차와 중국 베이징자동차(BAIC)는 지난달 양사 합작법인 베이징현대에 총 10억9600만 달러(약 1조6000억 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현대차와 BAIC가 각각 절반씩 부담하는 방식이다.

    현대차그룹은 "중국과 한국 경제 협력의 건전한 발전, 베이징시 정부 지원, 양사 주주들의 공동 노력을 바탕으로 한 중국 시장 장기적 발전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이뤄졌다"라고 설명했다.

    베이징현대는 이 자금을 토대로 중국 소비자에 맞춘 제품을 더 많이 출시하고 수출 규모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실제 베이징현대는 올해 첫 전용 전기차 모델을 출시하고 2026년부터는 하이브리드차(HEV)를 포함한 신에너지차(NEV) 5종 신차를 내놓을 계획이다.

    현지 연구개발(R&D) 역량도 강화한다. 현대차는 중국 연태 기술연구센터와 상하이 선행 R&D 센터를 통해 베이징현대 제품의 지능화 및 전동화, 미래 기술 분야에서의 현지 개발 능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중국 시장 내 입지를 더욱 공고히 다지고 글로벌 시장에서도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