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전 코스피·코스닥 3% 가까이 폭락세환율 1470원 터치…암호화폐 시장도 급락캐나다·중국·멕시코 관세 부과 행정명령 여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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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부과 엄포가 국내 증시를 짓누르고 있다.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은 장중  3%  이상 급락하면서 트럼프발(發) 관세 충격을 고스란히 받는 모습이다. 글로벌 관세 전쟁을 앞두고 안전자산 선호에 따른 달러값이 치솟으면서 환율도 1470원을 터치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10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장보다 62.66포인트(2.48%) 내린 2454.87을 나타내고 있다. 지수가 2500선을 밑돈 것은 장중 기준으로 지난달 15일 이후 처음이다.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8.63포인트(1.93%) 내린 2468.74로 출발해 하락 폭을 확대 중이다.

    같은 시각 코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22.80포인트(3.13%) 내린 
    705.38을 가리키고 있다. 코스닥 역시 전 거래일 대비 10.03포인트(1.38%) 내린 718.26로 출발해 하락 폭을 키우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가 국내 증시를 팔아치우며 지수 하락을 견인하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은 코스피에서 각각 9003억원, 3406억원 순매도 중이다. 코스닥에서도 외국인은 1034억원, 기관은 1898억원 순매도하고 있다.

    국내 증시가 출렁이는 건 트럼프 대통령이 2월 4일부로 캐나다와 멕시코에 25%, 중국에 10%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국가 간 '관세 전쟁'이 격화할 것이란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2월 18일까지는 캐나다 등에 석유 및 가스, 철강, 알루미늄, 구리 관세를 부과하고, 유럽연합에도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관세전쟁 긴장감에 안전자산 선호가 높아지면서 달러값 상승으로 원·달러 환율도 치솟고 있다. 

    트럼프의 관세 부과 발표 이후 주요 6개국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인덱스는 108선에서 109선으로 상승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3.3원 오른 1466.0원에 출발한 뒤 1470원을 돌파했다. 지난달 13일 이후 처음으로 1470원대 진입이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강화되면서 달러화 강세 폭이 확대됐다"면서 "환율의 추가 상승 압력 확대 속에서 변동성도 커질 전망으로 트럼프 관세 리스크와 외국인의 국내 주식 추가 순매도, 춘제 연휴 이후 위안화 추이 등도 주목할 변수"라고 분석했다.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확산하면서 암호화폐 시장도 출렁이고 있다. 

    가상화폐 정보플랫폼 코인게코에 따르면 지난 2일 오후 2시(현지시각) 기준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5.0% 내린 9만7759달러에 거래됐다.

    이더리움은 9.9% 내려 3000달러 선을 내주며 2979달러를 기록했고 ▲리플 -15.0% ▲솔라나 -12.1% ▲도지코인 -16.4% 등 주요 가상화폐 대부분 큰 폭으로 내렸다.

    가상화폐 전문매체인 코인데스크는 "미국에서 불법이민자들을 대량으로 추방하는 정책과 함께 재개된 무역전쟁은 인플레이션을 가중할 수 있으며 연방준비제도의 금리인하를 어렵게 만들 수 있다"면서 "비트코인 가격의 약세는 이런 우려를 반영하고 있다"며 "시장에 위험자산 회피 신호를 주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자국 보호주의로 국내 역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정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보호주의가 예상보다 더 빨리 찾아왔다"며 "한국 수출의 하방 압력이 더 커졌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기존에 현지 생산시설을 보유 중이었거나 지난 몇 년간 투자를 확대한 기업들은 타격이 불가피하다"며 "트럼프 1기 이후 중국이 멕시코를 통해 미국에 우회 수출을 해왔다는 점도 간과하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김찬희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트럼프의 관세 부과 현실화에 한국 역시 피해가 불가피할 것"이라며 "10% 보편 관세 부과를 가정할 경우 한국의 대미국 수출은 10% 내외 줄고 0.3~0.4%의 부가 가치가 감소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관세 충격으로 인한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업종별 차별화 장세가 연출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 한국 증시는 트럼프 관세 뉴스와 미국 경제지표, 주요 연준 인사들의 발언, 미국 빅테크 실적 등 이벤트에 영향을 받으면서 업종간 차별화 장세를 보일 것"이라면서 "미국발 불확실성에 노출되면서 변동성은 높아지겠으나 주가 복원력으로 인해 지수 하단이 제한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