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협상 타결에 금리 인하 기대감 후퇴미 10년물 4.48%·2년물 4.01%로 치솟아좀처럼 내리지 않는 장기채 금리에 채권개미 수익률 '울상'골드만삭스 "연준, 경기 부양 압박 줄어…12월 금리 인하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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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발표 이후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급등했던 미국채가 불안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간밤 미국과 중국 간 무역협상 타결 소식에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마저 후퇴하면서 그동안 미국 장기채 상장지수펀드(ETF)를 저점 매수했던 채권개미들의 시름도 커지는 모습이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간밤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은 4.48%로 지난 9일 대비 9bp(1bp=0.01%포인트) 올랐다. 채권금리가 올랐다는 건 채권값이 떨어졌다는 의미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통화 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전일보다 12bp 오른 4.01%에 마감했다.

    이날 국내 시각으로 오후 4시 기준 2년물과 10년물 금리는 각각 3.992%%, 4.458%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투자자들은 안전자산인 국채보다는 다시 위험자산인 주식으로 투자 방향을 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중국이 고율 관세를 낮추기로 한 영향이다. 

    간밤 미국과 중국은 90일 동안의 유예 기간 동안 서로 부과한 관세를 대폭 낮추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미국의 대중국 관세는 기존 145%에서 30%로, 중국의 보복 관세는 125%에서 10%로 각각 인하됐다.

    이번 미국과 중국 간 무역합의로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가 가라앉으면서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감이 후퇴한 것도 국채 금리를 급등하게 했다.

    선물시장은 오는 7월까지 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을 대폭 올렸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은 뉴욕 시간으로 오후께 연준이 오는 6월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전장 82.8%에서 88.6%로 높여서 반영했다. 7월까지 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은 전장 40.0%에서 57.4%로 높아졌다.

    지난 4월 4일 3.999% 수준이던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미 관세 부과 흐름 속에 그달 11일 기준 4.49%로 마감, 주간 기준으로 2001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가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기조가 다소 후퇴하면서 다시 하락세를 보였다.

    미국과 중국이 예상보다 더 큰 폭으로 무역관계를 개선하면서 연준의 금리인하 재개 시점은 더 미뤄질 것이란 전망 속에 국채 금리는 불안정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미국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그동안 미 장기채 저점 매수에 나섰던 채권 개미들의 시름도 더욱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미국 금리 인하가 시작되며 국내 투자자들도 미국 장기채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국채 금리가 쉽게 떨어지지 않으며 손실이 지속되는 상황이다.

    서학개미들은 만기 20년 이상 미국 국채들로 구성된 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만기 20년 이상 미국 국채 불 3배 ETF(TMF)는 올 들어 6.35% 하락했다.

    해당 종목은 지난달 13일부터 이달 12일까지 한 달여간 미국 주식 매수 상위 1위에 이름을 올렸다. 매수액은 19억6759만달러로, 테슬라(16억3491억달러)보다도 많았다.

    금리 선물시장에선 연준의 첫 금리 인하 시점이 예상보다 더 늦춰질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어 미국채 투자자들의 고통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골드만삭스는 연준이 당장 경기 부양 압박에서 벗어나면서 금리 인하를 미룰 수 있다고 추정했다. 골드만삭스는 앞서 연준이 오는 7월부터 금리를 내린다고 전망했지만 지난 12일(현지시각) 보고서에서 올해 12월부터 격월로 금리를 내린다고 전망했다.

    시장은 오는 13일(현지시간) 발표 예정인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15일에 나올 소매판매 지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CPI 결과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실물경제와 물가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월가 투자은행 웰스파고는 "이번 무역 합의는 단기적으로 미국 달러화의 강세를 뒷받침하는 요인"이라며 "연준이 성급히 금리 인하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