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 위해 투기적 선물거래 조장"코스피 급락해 1300억 규모 손실 초래
  • ▲ 이복현 금감원장이 4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2024년 금융지주·은행 등 주요 검사결과 관련 브리핑에서 모두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복현 금감원장이 4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2024년 금융지주·은행 등 주요 검사결과 관련 브리핑에서 모두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금융감독원이 1300억 원 규모 금융사고를 낸 신한투자증권의 내부통제 부실을 지적하고 나섰다.

    금감원은 4일 2024년 금융지주·은행 정기검사 결과 신한투자증권 상장지수펀드(ETF) 유동성공급(LP) 업무 담당자가 헤지(위험회피) 목적으로만 파생상품을 거래할 수 있음에도 성과급 등을 위해 투기적 선물 거래를 지속하다가 지난해 8월 코스피 지수 급락으로 약 1300억 원의 손실을 냈다고 발표했다.

    금감원은 "ETF LP 부서 성과에 반영되지 않아야 할 트레이딩 수익이 성과급에 반영되고 담당 임원은 트레이딩 수익 창출을 독려하며 투기적 선물거래를 조장했다"며 "이 회사 ETF LP 부서는 투기적 선물거래로 발생한 손실을 은폐하기 위해 하루만에 1300억 원의 이익이 발생하는 비상식적인 스와프계약을 위조하는 등 조직적으로 부서 손익을 조작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관리회계 부서는 각 부서의 월별 손익 자료를 검증해야 하는데도 검증업무를 미이행해 ETF LP 부서 임직원에게 수십억 원의 성과급이 부당하게 지급됐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은 이번 검사 결과 드러난 금융지주·은행의 경영·관리 취약점을 중심으로 체계적인 감독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를 구현하는 한편 건전성·리스크 관리를 강화할 방침이다. 또 조직문화 개선을 지속 추진하고 이번 검사결과 확인된 명백한 법규위반 사항에 대해 엄중 제재할 예정이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은행권의 낙후된 지배구조와 대규모 금융사고 등 심각한 내부통제 부실이 재차 확인됐다"며 "경영진이 제시한 외형성장 목표만을 추종하거나 은행 자원을 본인 등 특정 집단의 사익을 위한 도구로 삼아 부당대출 등 위법행위 및 편법영업을 서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융회사는 금융사고를 축소하려 하거나 사고자를 온정주의적으로 조치함으로써 대규모 금융사고가 반복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며 "경영진 등이 단기 고수익, 고위험을 추구하도록 유인구조가 설계됨에 따라 건전성 및 리스크 관리 장치가 작동되기 어려웠다"고 짚었다.

    이 원장은 "오랜 기간 누적된 불건전 조직문화 개선은 자율적인 노력이 반드시 필요한 만큼 금융회사와 임직원 여러분의 적극적인 노력과 협조를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