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카드 실적 309조8000억원·승인 건수 73억건카드업계, 연회비 환급·캐시백 이벤트 앞세워 고객 유치휴면카드, 지난해 182만장 늘어 … 하루에 5000장 쌓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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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부터 신규 고객 유치를 위한 카드사의 경쟁이 치열하다. 이런 가운데 기존에 혜택이 풍성했던 알짜카드가 지속적으로 자취를 감추고 휴면카드 역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무분별한 카드 발급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배경이다.◇고객 잡기 '혜택 전쟁' … 연초부터 카드사 경쟁 과열지난해 4분기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에도 불구하고 카드 승인 금액과 건수는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증가세를 보였다.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카드 승인 금액은 309조8000억원, 승인 건수는 73억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2%, 3.6% 증가했다.이와 함께 카드업계는 연초부터 신규 고객 유치를 위해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 특히 연회비 100% 캐시백, 추가 포인트 지급 등 혜택을 앞세운 공격적인 마케팅 경쟁이 두드러진다.신한카드는 이달 말까지 신규·유효기간 만료·탈회 후 6개월 이상 경과 고객을 대상으로 연회비 100% 캐시백 이벤트를 진행한다. 대상 카드는 총 29종으로 최대 5만원까지 캐시백 해준다.KB국민카드는 지난달 말까지 신용카드 온라인 신규 발급 고객을 대상으로 연회비 100% 캐시백 이벤트를 진행했다. 해당 고객이 부가서비스 및 선택적 항목에 모두 동의하고, 자사 앱에 대상 카드를 등록하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롯데카드는 내달 말까지 10만원 이상 사용 시 2만원 캐시백 이벤트를 진행한다. 해당 카드의 연회비는 2만원으로, 연간 600만원 이상 사용하면 내년도 연회비가 면제된다.카드사들은 업황 악화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신규 고객을 확보하려는 전략에 나서고 있다. 최근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로 인해 카드사들의 수익성이 악화된 가운데 소비 심리 위축과 경기 둔화까지 겹치면서 연초부터 고객 확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것이다.업계 관계자는 "전반적인 업황이 좋지 않은 상황"이라며 "신규고객 유치를 위해 카드사에서 적극적으로 연회비 캐시백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쌓이고 또 쌓인다, 휴면카드 … 금융범죄 악용 우려카드사들이 연회비 환급 등 혜택을 앞세워 고객 유치에 나서는 가운데 최근 3년간 단종된 카드 수는 총 1154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101종 △2023년 458종 △2024년 595종으로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단종된 카드의 일부는 이른바 '알짜카드' '혜자카드'로 소비자에게 혜택이 많아 인기를 끌었던 상품들로 여겨진다. 그러나 카드사들은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와 경기 불확실성 등으로 신용판매 수익성이 악화되자 알짜카드를 줄이며 비용 절감에 나섰다.반면, 휴면카드는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8개 카드사의 휴면 신용카드는 총 1581만4000장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182만1000장 늘어나며 하루 평균 5000장씩 새로운 휴면카드가 추가되고 있는 셈이다.휴면카드가 급증하는 배경에는 카드업계의 과열된 고객 유치 경쟁이 있다. 카드사들은 연회비 환급과 캐시백 등 단기 혜택을 내세워 신규 고객을 유치하고 있지만 정작 소비자들은 일회성 혜택만 받고 실사용은 하지 않아 휴면카드로 전환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이처럼 무분별한 카드 발급이 지속되면서 소비자 보호 문제도 부각되고 있다. 혜택이 많았던 카드는 줄어드는 반면, 카드사들이 신규 고객 유치를 위해 제공하는 혜택이 장기적으로 소비자들에게 실질적인 이득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특히 장기간 사용하지 않은 휴면카드는 분실이나 도난 시 소비자가 이를 즉각 인지하기 어려워 금융범죄에 악용될 위험이 크다. 복제 범죄나 부정 사용 가능성이 높아지는 만큼 소비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이에 금융당국은 지난해 8월 마련된 '신용카드업 상생발전을 위한 제도개선방안'에 따라 소비자가 1년 이상 사용하지 않은 휴면카드를 한 번에 조회하고 해지할 수 있도록 어플리케이션·홈페이지를 개설했다.카드사 관계자는 "최근 혜택만 챙기고 다른 카드사로 갈아타는 소비자가 많다"며 "휴면카드 전환이나 해지를 사실상 강제할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