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테일러메이드 매각 착수 … 매각 가격 5조 거론매각 변수로 떠오른 SI 'F&F' … 우선매수권·사전동의권 이면계약F&F "매각 동의 必 … 센트로이드 당사 권리 행사 존중해야"
  • 국내 토종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센트로이드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이하 센트로이드)가 테일러메이드 매각 작업에 착수하면서 전략적 투자자(SI)인 F&F와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센트로이드는 올해 상반기 중 매각 주관사를 선정하고 매각 작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테일러메이드 인수를 위해 조성한 펀드의 만기(2027년)가 2년 남았지만 펀드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고려하면 지금이 매각을 본격화해야 할 시점이라는 판단에서다.

    테일러메이드의 매각 가격으로 35억달러(약 5조원)가 거론된다. 이는 2021년 인수 금액 2조1000억원을 감안하면 두배를 웃돈다. 해외 PEF 운용사와 글로벌 스포츠 기업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어 연내 매각이 성사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테일러메이드는 아쿠쉬네트(타이틀리스트), 탑골프 캘러웨이와 함께 글로벌 3대 골프 브랜드로 꼽힌다. 센트로이드가 2021년 테일러메이드를 인수하면서 한국 기업이 해외 골프 브랜드를 인수한 사례로 2011년 휠라코리아의 타이틀리스트 인수 이후 두 번째 골프 빅딜로 평가받았다.

    업계 안팎에선 센트로이드의 테일러메이드 매각 과정에서 걸림돌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인수 당시 센트로이드는 F&F에 우선매수권(콜옵션)과 함께 기업공개(IPO), 매각 등 주요 경영 의사 결정에 대한 사전동의권을 부여하는 이면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F&F의 동의 없이는 테일러메이드 매각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얘기다.

    F&F는 2021년 테일러메이드를 운영하는 나인틴쓰 홀딩스(19th Holdings Cooperatief U.A.) 인수를 위한 SI로 참여했다. 투자금액은 5000억원에 달했다. 전체 인수 자금이 약 2조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F&F가 상당한 비중을 담당한 셈이다.

    센트로이드는 당초 테일러메이드의 SI로 더네이처홀딩스를 선정했으나 추가 투자 요구로 인해 계획이 철회되면서 인수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투자 기한이 임박했음에도 전체 자금의 절반도 마련하지 못한 상황에서 F&F에 긴급 투자를 요청했고 이 과정에서 F&F는 우선매수권과 사전동의권을 보장받았다.
  • ▲ ⓒ테일러메이드
    ▲ ⓒ테일러메이드
    F&F는 계약 조건에 따라 F&F의 동의 없이 매각을 진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F&F는 최근 테일러메이드의 주요 투자자들에게 자신이 우선매수권을 비롯해 주요 경영 사항에 대한 사전동의권을 보유하고 있음을 공식적으로 알리기도 했다.

    다른 투자자들도 현재 상황을 명확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해당 내용을 공유한 것이다. 일부 투자자들은 F&F가 이러한 사전동의권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F&F 관계자는 "센트로이드는 인수 당시 SI로 받아들이며 테일러메이드의 경영권 확보를 위해 우선매수권과 사전동의권 보장을 약속했다"면서 "글로벌 패션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전략적 판단에 따라 이에 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센트로이드는 투자 회수 전략을 수립할 때 모든 투자자에게 진행 상황을 투명하게 공유하고 사전동의권 등 F&F의 권리 행사를 존중해야 한다"면서 "당초 투자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협조해 주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PEF가 지분 증권 매매 및 의결권 행사 업무를 제3자인 F&F에 위탁하는 것이 자본시장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자본시장법 249조 14항에 따르면 PEF의 업무집행사원은 투자 회사의 의결권 행사 업무를 제3자에게 위탁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F&F 관계자는 "불법성에 대해서는 깊이 검토할 시간적 여유가 부족했다"면서 "테일러메이드 인수를 전제로 우선매수권과 사전동의권을 보장한 센트로이드의 말을 믿고 투자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금융감독원이 센트로이드에 대한 조사를 진행할 경우 적극 협조할 계획"이라면서도 "자본시장법 위반 여부가 문제가 될 경우 그 책임은 센트로이드에 있고 F&F는 센트로이드의 투자 권유에 응한 투자자로서 제재 대상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