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크래프톤 지난해 연간 영업익 1조원 돌파엔씨·넷마블 실적 하락세, 핵심 IP 성과로 구분올해 대규모 신작 흥행 여부로 판도 변화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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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과 크래프톤이 지난해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하면서 국내 게임업계 구도가 변화하고 있다.10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슨과 크래프톤은 지난해 연간 최대 실적을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넥슨은 3분기까지 누적 매출 3조2727억원을 기록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누적 1조1243억원으로 1조원대를 넘겼다. 크래프톤은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 9670억원을 기록하며 첫 1조원 돌파를 앞뒀다.그동안 국내 게임업계는 3N으로 불리는 넥슨·엔씨·넷마블이 실적을 이끄는 구도였지만, 넥슨과 크래프톤을 중심으로 구도가 재편되는 양상이다.엔씨는 지난해 3분기 영업손실 143억원을 기록하면서 12년만에 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넷마블은 전년 대비 흑자전환 했지만, 영업이익 1조원대를 기록한 선두권과 비교하면 차이가 적잖은 수준이다.4분기 실적도 넥슨과 크래프톤을 중심으로 호실적이 예고된다. 넥슨 4분기 매출은 최소 7605억원에서 최대 859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최초로 연간 매출 4조원 돌파가 확실시된다. 크래프톤 4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25.8% 증가한 6724억원, 영업이익은 60.0% 늘어난 2628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게임사들의 명암은 사활을 건 핵심 IP 역량에 따라 갈렸다. 넥슨은 중국에서 흥행 중인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을 비롯해 메이플스토리와 FC 온라인 등 주요 IP의 성적이 골고루 반영되고 있다. 크래프톤은 서비스 8년차를 맞은 대표작 ‘배틀그라운드’ IP 흥행이 지속되는 추세다.핵심 IP의 글로벌 시장 성과가 실적으로 이어진 모습이다. 넥슨과 크래프톤은 지난해 3분기 기준 해외시장 매출이 각각 65%, 90%를 차지했다. 원·달러 고환율이 지속되는 것도 게임사들의 영업환경에 우호적인 요소로 작용했다.넥슨은 지난해 5월 중국에 출시한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이 7개월 만에 1조5200억원의 매출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에서 3년 동안 거둔 누적액의 5배 이상 큰 규모로, 한국 모바일 게임 중 가장 큰 규모의 글로벌 매출이다. 뿐만 아니라 ‘메이플스토리’는 서구권과 일본 등지에서 매출이 늘어나고 있고, 루트 슈터 장르 ‘퍼스트디센던트’도 북미와 유럽에서 성과가 두드러진다.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의 인도에서 성과가 실적을 견인했다. 모바일 시장조사 업체 센서타워는 인도에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이 출시 이후 누적 다운로드 3억건, 누적 매출 약 2874억원을 기록했다고 추산했다. 배틀그라운드 PC 버전은 스팀 기준 지난해 4분기 평균 글로벌 접속자 수가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한 31만명을 기록하며 꾸준한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올해 출시 예정인 대형 신작의 흥행 여부로 게임업계 구도가 고착화될지 판가름 날 전망이다. 넥슨은 던전앤파이터 IP를 활용한 액션 RPG ‘퍼스트 버서커: 카잔’ 출시를 앞두고 있고, 크래프톤은 AI 기술을 접목한 인생 시뮬레이션 신작 ‘인조이’로 IP 다변화에 나선다. 엔씨는 ‘아이온2’를, 넷마블은 ‘RF 온라인 넥스트’와 ‘왕좌의 게임: 킹스로드’를 선보일 예정이다.업계 관계자는 “넥슨과 크래프톤이 글로벌 성과를 확장하면서 다른 게임사들과 실적 격차가 눈에 띄게 벌어졌다”며 “상대적으로 수명이 짧은 신작보다는 핵심 IP 역량의 중요성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