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펄마, 지분 5.33% 19만8000원에 전량 매도어피너티 2차 중재 신청 … 신 회장 "풋옵션가 산정 중"신창재 회장, 생보사 최초 금융지주사 전환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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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교보생명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이 7년 만에 FI(재무적투자자) 어펄마캐피탈의 지분을 2018년 풋옵션 행사 당시 요구했던 가격의 절반 수준에 매입했다. 이에 따라 장기화된 풋옵션 분쟁 해결의 물꼬를 텄다는 해석이 나온다.업계에선 이번 지분 매입 성공이 어피너티 측의 가격 협상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풋옵션 분쟁이 마무리되면 교보생명의 금융지주사 전환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어펄마 주식 '반값 매각' … 7년 만의 합의10일 IB(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어펄마는 지난 7일 교보생명 지분 5.33%를 신 회장에게 주당 19만8000원에 전량 매도했다.이는 어펄마가 과거 풋옵션 행사 당시 제시했던 가격(주당 39만7000원)의 반값 수준이다. 신 회장의 재무적 부담을 줄이면서도 분쟁을 종결짓는 방향으로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풀이된다.어펄마는 지난 2007년 교보생명 지분을 주당 18만5000원에 취득하며 FI로 참여했다. 당시 2012년 말까지 교보생명이 IPO(기업공개)하지 못할 경우 어펄마가 보유한 지분을 신 회장에게 되팔 수 있는 풋옵션 계약이 포함됐다.그러나 기한 내 교보생명이 상장에 실패하자 어펄마는 2018년 풋옵션을 행사해 주당 39만7000원에 지분을 매입하라고 요구했다. 신 회장 측은 가격이 지나치게 높다며 매수를 거부했고 결국 국제중재 절차로 이어졌다.이번 전량 지분 매각으로 어펄마는 진행 중이던 2차 중재를 취하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에 따르면 신 회장은 신한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으로부터 각각 1000억원씩 총 2000억원을 조달해 어펄마에게 상환할 계획이다.이로써 7년간 이어졌던 교보생명과 어펄마의 풋옵션이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풋옵션 전쟁 실마리 풀린다 … 이제 남은 과제는 '어피너티' 뿐어펄마캐피탈이 보유한 교보생명 지분을 '반값'에 매각하면서 현재 진행 중인 또 다른 FI 어피너티컨소시엄(어피너티·IMM프라이빗에쿼티·EQT파트너스·싱가포르투자청)과의 풋옵션 분쟁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 모인다.어피너티는 지난 2012년 교보생명 지분 24%를 주당 24만5000원에 매입했다. 당시 어펄마와 마찬가지로 교보생명이 2015년까지 상장되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 풋옵션 계약을 체결했다.그러나 교보생명의 상장이 무산되며 어피너티는 2018년 주당 41만원으로 풋옵션을 행사했고 신 회장이 이를 거부하며 어펄마와 함께 국재중재 소송을 지속해오고 있다.국제상업회의소(ICC)는 1차 중재에서 어피너티의 풋옵션 권리를 인정했지만 해당 가격에 반드시 매수해야 할 의무는 없다고 판정했다. 이에 어피너티는 2차 중재를 신청했고 ICC는 지난해 12월 신 회장에게 외부 감정기관을 통해 주식의 공정시장가치(FMV)를 산정해 보고서를 제출하라고 판정했다.이에 따라 신 회장은 EY한영을 감정기관으로 선정해 풋옵션 가격 산정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어피너티가 제시한 가격과 EY한영의 평가 가격이 10% 이상 차이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이런 상황에서 어펄마의 이번 매각은 어피너티 측의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어피너티에게 가격 조정에 대한 고민거리를 안겼다는 해석이다.풋옵션 분쟁이 마무리되면 교보생명의 금융지주사 전환 작업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교보생명은 지난해 2월 정기 이사회에서 금융지주회사 설립 추진 안건을 승인한 이후 빠르게 절차를 진행했다. 같은해 4월에는 파빌리온자산운용(현 교보AIM운용)을 인수했으며 자회사에 대한 유상증자도 단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