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서버에 개인정보 저장, 학습데이터로 사용국내에서도 금지령 확산, 비용·혁신성 의문탈옥 문제도 제기…오픈소스 제한적 활용
  • ▲ ⓒChatGPT
    ▲ ⓒChatGPT
    AI 패권 경쟁에 변수로 떠오른 딥시크가 개인정보 유출과 보안성 측면에서 취약점을 보이며 전세계에서 빠르게 '손절' 당하고 있다. 오픈AI의 챗GPT를 위협할 강력한 대항마로 급부상했지만, 보름만에 돌풍의 위력이 사그라들고 있는 것.

    11일 업계에 따르면 딥시크는 과도한 개인정보 수집과 취약한 보안성이 문제로 떠오르면서 업무상 사용에서 배제되고 있다.

    국가정보원은 딥시크 기술 검증 결과를 통해 중국 서버에 채팅 기록을 전송할 수 있으며, 사용자가 입력한 정보가 학습데이터로 유입돼 활용된다고 발표했다. 이용 약관상 국내에서 입력한 개인정보와 데이터가 중국 서버에 저장될뿐더러, 동북공정 등 민감한 질문을 했을 때 언어별 다른 답변을 내놓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해외에서는 딥시크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선제 조치에 나섰다. 앞서 이탈리아가 딥시크 금지령을 국가 차원에서 결정한 이후 미국 국방부가 업무용 컴퓨터의 딥시크 접속을 차단한 바 있다. 국내에서도 대부분의 정부 기관과 지자체, 기업들은 업무상 사용을 금지하거나 접속을 차단하는 상황이다.

    개인정보와 보안 이슈가 제기되면서 민간에서도 딥시크 사용은 줄어들고 있다.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 데이터 집계에 따르면 딥시크 애플리케이션 일간 이용자 수는 지난달 28일 19만1556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감소하는 추세다. 4일 이용자는 7만4688명을 기록하면서 일주일만에 일간 사용자 수가 61% 줄었다.

    딥시크는 AI 패러다임 전환 수준으로 충격을 안겼던 비용 효율성과 혁신성에서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AI 윤리 측면에서도 타 모델 대비 낮은 수준으로 평가절하되는 양상이다.

    딥시크에 대한 관심은 총 훈련 비용이 5576만 달러(약 810억원)라고 밝힌 낮은 비용으로부터 비롯됐다. 하지만 새미애널리시스의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딥시크의 전체 하드웨어 지출은 딥시크에서 밝힌 금액의 10배가 넘는 5억 달러를 초과했을 가능성이 거론됐다.

    챗GPT와 비견되는 수준의 성능은 갖췄을지 모르지만, 혁신성은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는 “(딥시크가) 실제로 새로운 과학적 진보는 없다”며 “AI에서 알려진 기술을 사용하고 있으며 (평가가) 약간 과장됐다”고 말했다.

    설정된 가이드라인을 뚫고 유해한 답변을 내놓는 ‘탈옥’ 문제에서 취약하다는 연구 결과도 도출됐다. 생성형 AI 보안업체 이로운앤컴퍼니는 딥시크 R1에 대해 안전성과 보안성 평가를 실시한 결과 탈옥 공격 성공률이 63%에 달한다고 밝혔다. 또한 한국어를 포함한 다국어 기반으로 보안성을 검증했을 때 평균적으로 18% 더 높은 취약성이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딥시크의 보안 취약성을 회피하면서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강점을 살려 제한적인 도입에 나섰다. 데이터가 중국 서버로 넘어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오픈소스로 공개된 딥시크 추론모델 ‘R1’을 별도 클라우드 인프라에 설치하는 형태다. 빅테크들이 설치형 R1 모델을 채택하고 있고, 국내에서도 이스트소프트를 비롯한 AI 기업들이 R1 모델을 활용한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딥시크는 기존 AI에 대한 고정관념을 깬 것 만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며 “다만 개인정보 유출 우려를 해소하고 보안 취약성을 개선한 모델을 내놓지 않으면 시장에서 선택 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