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GA 신용평가 모델 개발' 완료 계획김병환 위원장 "GA 영향력 확대로 보험판매전문회사 검토할 것"보험사 "수수료 협상력 더 잃을 것" … 우려의 목소리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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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법인보험대리점)업계가 신용평가를 받으며 자금 조달 역량을 한층 강화할 전망이다. 신용등급을 확보하면 회사채 발행이 가능해지면서 GA업계가 '규모의 경제' 효과를 톡톡히 누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더불어 한국보험대리점협회는 올해 상반기 보험판매전문회사 제도의 입법 추진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럴 경우 GA가 단순한 판매 조직을 넘어 금융회사 수준의 역할을 수행하게 되면서 보험업계 내 GA의 협상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GA업계, 내년 상반기부터 신용등급 부여 … 회사채 발행 가능해져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국GA협회는 GA 신용평가 모델 개발을 연말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협회는 지난해부터 나이스신용평가와 함께 평가 모델을 구축해 왔으며 현재 약 15곳의 GA를 대상으로 파일럿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다만, 시범 평가 대상 GA의 신용등급은 공식적으로 공시되지 않는다.GA업계의 신용등급 확보는 자금 조달 환경의 개선으로 이어진다. 신용등급을 확보한 GA는 자본시장법에 따라 회사채나 전환사채를 발행할 수 있다.GA의 신용평가 도입 사례는 지난해 처음 등장했다. 한화생명금융서비스는 GA업계 최초로 국내 3대 신용평가사(한국기업평가·나이스신용평가·한국신용평가)에서 A+(안정적) 등급을 획득했다. 이를 바탕으로 약 500억원(3700만 달러) 규모의 해외 채권 발행에도 성공했다.GA업계가 신용등급을 확보하면서 업계의 신뢰도가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보험GA협회는 신용평가 도입이 GA의 자정 노력을 촉진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신용등급이 기업 신뢰도와 직결되는 만큼 GA들이 높은 등급을 유지하기 위해 불완전판매나 부당 승환계약과 같은 부정행위를 줄이려는 노력이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GA의 신용평가 도입이 가시화되면서 보험업계 내에서도 GA의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김용태 보험GA협회장은 앞서 신년사에서 5대 핵심추진 사업과제로 'GA 기업신용평가 방법론 개발 및 기업컨설팅 업무지원'를 제시하며 "GA 기업신용평가 방법론을 체계적으로 모델화해 GA 기업의 신뢰성과 가치를 높이겠다"고 강조했다.◇'점점 커지는 GA' … 눈치 살피는 보험사들보험GA협회는 연말까지 GA 신용평가 모델 개발을 추진하는 동시에 오는 1분기 안에 보험판매전문회사 제도 입법을 추진할 계획이다.GA업계가 단순한 보험판매 조직을 넘어 금융회사 수준의 책임을 지는 보험판매전문회사로의 전환을 목표로 하면서 보험업계의 기존 판도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금융당국 역시 GA의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 8월 "GA 영향력 확대 등 최근 판매채널이 크게 변화하는 만큼 GA에 금융회사 수준의 책임을 부여하는 보험판매전문회사 제도와 보험회사의 판매채널 관리책임(운영리스크) 부여 등도 열어두고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실제 GA 규모는 이미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보험 상품 백화점 GA의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500인 이상 GA는 지난 2018년 56개에서 2023년 70개로 증가하며 연 평균 4.6% 성장했다.같은 기간 GA 소속 설계사 수 역시 연평균 3.2%씩 늘어난 반면, 보험사 전속 설계사는 연평균 1.5% 감소하며 GA 중심의 시장 재편이 가속화되고 있다.GA의 급성장은 보험사와의 관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GA가 대형화되면서 보험사는 판매 수수료 협상에서 주도권을 잃고 GA에 대한 의존도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에 금융당국은 GA의 영향력을 조정하기 위해 판매수수료 개편안을 발표하며 규제 강화에 나섰다.금융당국이 발표한 개편안은 △판매수수료 분급 기간 최대 7년 확대 △GA 소속 설계사에 1200%룰 적용 △상품별 판매수수료 정보 제공 의무화 등을 주요 내용을 골자로 한다.이에 보험GA협회는 즉각 반발하며 성명서를 통해 “급격한 판매수수료 정책변화로 보험 산업 혼란과 29만명의 보험설계사·종사자의 생계 및 고용불안정을 초래한다"는 입장을 밝혔다.보험사 관계자는 "이번 신용등급 부여를 통해 GA의 협상력이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로 인해 보험사들의 수수료 협상에서 불편한 부분들이 발생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