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까지 글로벌 매출 비중 50% 목표MOU 체결로 우크라 재건 사업 참여 기대해외 법인별 대책 마련해 판매 확대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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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북 충주에 위치한 현대엘리베이터 본사 전경 ⓒ현대엘리베이터
작년 역대급 매출을 기록한 현대엘리베이터가 건설경기 침체 장기화에 고민이 커지고 있다. 회사는 예상되는 내수부진에 대응하기 위해 해외사업으로 눈을 돌려 성장세를 이어 나갈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1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이 2조8910억원으로 사상 최대 매출을 경신했다. 이는 전년 대비 11.1% 증가한 수치로 영업이익도 179.6% 성장하며 2309억원을 기록했다.회사는 승강기 교체 물량 증가와 정기보수 유상 대수 확대에 힘입어 2022년 매출 2조원 달성 이후 탄탄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하지만 최근 몇 년간 전방산업인 건설업의 부진이 이어지자 향후 내수 승강기 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앞서 현대엘리베이터는 본사를 충북 충주로 옮기며 해외시장 확대를 다짐했다. 2030년까지 연 매출 5조원, 글로벌 5위 엘리베이터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히며 해외 매출 비중을 50%까지 늘리겠다고 선언한 것이다.조재천 현대엘리베이터 대표는 기자간담회를 통해 "혁신 기술을 개발해 해외 매출을 50%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공격적인 확장을 하겠다"라며 "메타버스나 해외 인수·합병(M&A), 거점 국가 지정 등을 통해 해외 진출에 나서겠다"라고 말했다.이를 위해 현대엘리베이터는 일찌감치 중국 내 스마트 공장을 구축하고 세계 최대 승강기 시장인 중국 공략에 나섰다. 1993년 한중 합작법인으로 설립된 중국법인은 2020년 중국 상해에 스마트 팩토리를 구축하며 연간 2000대 수준이었던 생산 규모를 연 2만5000대까지 끌어올렸다.2023년 현대엘리베이터는 중국법인 창립 30주년을 맞이하며 다가오는 2030년까지 중국 시장 내 점유율을 현재 1%에서 5.9%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밝히며 사업확장 의지를 다졌다.이에 맞춰 작년 3분기 최고기술책임자(CTO) 산하에 '글로벌SI(시스템 인테그레이션)담당' 조직을 신설해 본사와 중국에서 진행하던 연구조직도 하나로 합쳤다. 새로운 조직은 중국에서 연구개발을 이어가며 보다 효율적인 현지 시장 공략이 가능하게 했다.현재 가장 큰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은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이다. 지난 1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을 시작하기로 합의하자 회사의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참여에 대한 기대가 커졌기 때문이다.현대엘리베이터는 2023년 폴란드 3대 건설사 이알버드(ERBUD)와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포괄적 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하고 사업진출에 긴밀히 협력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알버드는 상업 및 거주시설을 건설하는 회사로 국내 건설사와도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어 현대엘리베이터의 참여 가능성을 더하고 있다.전후 복구 사업의 경우 공사 기간 단축이 중요해 현대엘리베이터가 개발 중인 사전 제작 방식의 모듈러 승강기 솔루션을 적용하고 학교 등 공공시설에는 인도적 차원으로 승강기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 회사는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이 본격 추진된다면 폴란드를 거점으로 유럽시장 확장도 염두에 뒀다.더불어 현대엘리베이터가 공을 들이고 있는 사업은 사우디아라비아 네옴시티, 인도네시아 신수도 프로젝트다. 인도네시아 사업은 국토교통부가 이끄는 원팀코리아 수주단에 참여했으며 사우디 사업은 네옴 로드쇼에서 도심항공교통(UAM)의 핵심시설인 이착륙시스템 ‘H-포트’를 선보여 관심을 받았다.이어 작년 5월, 주한 사우디아라비아 대사관 문화부와 '인적자원 및 기술 교류를 위한 MOU'를 체결해 업계에서는 사우디 정부가 추진 중인 미래형 도시 네옴시티 사업 진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이 밖에도 현대엘리베이터는 튀르키예, 말레이시아,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5개 법인과 60개국 이상에 해외대리점을 운영하고 있다. 해외법인의 실적 분석과 리스크별 대책을 마련해 수익성을 향상시키고 한국 건설사의 해외현장과 현지 공공 인프라 확충, 도시개발 사업에서 기회를 찾을 예정이다.현대엘리베이터 관계자는 “AI(인공지능) 및 로봇연동 등 신기술 개발과 우수한 품질을 바탕으로 한 고객별 맞춤 전략을 통해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고, 수주 경쟁력 확대에 주력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